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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3. 2024

영화 [바튼 아카데미]을 보다

고립된 세 영혼의 만남, 그리고 서로를 통해 발견하는 희망

겨울방학이면 누구나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2023년 개봉한 영화 '바튼 아카데미'는 이런 상황에 놓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영화 [바튼 아카데미](2023)_포스터

1970년 크리스마스, 뉴잉글랜드의 명문 사립 기숙학교 바튼 아카데미. 이곳에 남겨진 세 사람이 있습니다. 까칠하고 고지식한 교사 폴 헌햄, 반항적인 문제아 학생 앵거스 터틀, 그리고 베트남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식당 매니저 메리 램. 이들은 각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며, 겨울방학 동안 학교에 함께 머물게 됩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충돌하던 이들이 점차 가까워지는 과정이 영화의 중심을 이룹니다. 특히 폴과 앵거스의 관계 변화가 인상적입니다. 서로의 말투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모습에서 둘 사이에 생겨나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 일상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어서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영화는 고립된 환경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하지만 각자의 아픔 때문에 쉽게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모습 또한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들이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고 위로해 주는 과정은 깊은 감동을 줍니다.

겨울 방학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게 된 세사람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폴과 앵거스의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폴이 "늘 최선을 다해. 알았지? 넌 최고가 될 수 있어"라고 말하자 앵거스가 "제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라고 답하는 순간, 이들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졌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도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싶게 만듭니다.


'바튼 아카데미'는 단순히 교사와 학생의 이야기를 넘어,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위로받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도 이해와 공감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지는 않을지 돌아보게 됩니다.


폴이 학교를 떠나는 마지막 장면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그가 차에서 학교를 향해 비싼 술을 뱉는 모습은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언제든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전해줍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바튼 아카데미'는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때로는 가장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진정한 연결의 중요성과 상처받은 영혼들이 서로를 통해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도 '바튼 아카데미'와 같은 작은 기적들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바튼 아카데미'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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