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에서 시작된 유쾌한 김밥 축제 이야기
김천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할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김천을 떠올리며 “김밥천국?”이라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 사실, 김천시는 오랜 역사를 가진 경상북도의 한 도시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뜻밖의 오해가 생겨났다. '김천'이 김밥천국의 줄임말 아니냐는 질문이 의외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런 웃기면서도 슬픈 오해가 도시의 낮은 인지도를 상징하는 듯 보이지만, 김천시는 이를 축제로 승화시켰다. 바로 '제1회 김천 김밥축제'가 그 결과물이다.
https://youtu.be/aGizggXm-2o?si=LKrt0FQTI4u5C3vq
이 축제는 단순한 농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올해 초 엠제트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김천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김밥천국"을 떠올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천시는 이 결과를 유머로 받아들이면서도, 김밥이라는 한국인의 일상적인 음식에 집중해 새로운 축제를 기획했다. 도시의 낮은 인지도를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하며 '럭키비키'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김천시가 올린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김밥은 우리의 일상을 위로해 주는 다정한 음식"이라는 문장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는 김밥이 단순한 음식이 아닌, 모두에게 위안과 편안함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축제의 마스코트인 ‘꼬달이’는 김밥 끝 부분을 뜻하는 경북 사투리에서 유래했다. 꼬투리조차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이 축제는 김밥 꼬투리가 일부러 찾아먹는 부분처럼, 김천이라는 도시도 이제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했다. 실제로 축제 소식이 전해지자 “김천이 어딘지 몰랐는데 가보고 싶어졌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축제의 탄생 배경이 그만큼 재미있고 귀여웠던 덕분에 많은 이들이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번 김밥축제는 2024년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김천시 사명대사공원과 친환경생태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첫날부터 ‘김천김밥 쿡킹대회’가 펼쳐지며, 김천시청 밴드동아리 '맥스'의 공연과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관람객들이 김밥을 주제로 한 여러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이혜정 요리연구가가 소개하는 특별한 김밥 레시피와 버스킹 공연도 마련되어 있다. 개막식에서는 천무응원단과 히트송 '김밥'을 부른 가수 자두가 특별 공연을 펼치며, 상시로 운영되는 김밥존에서는 다양한 김밥과 분식을 즐길 수 있다.
축제의 또 다른 주요 무대인 ‘꼬달이 놀이터’에서는 ‘잘 말아줘 댄스 챌린지’와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추억의 소풍놀이, 전통 놀이, 오락실 게임 등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선사할 요소들이 가득하다. 특별히 준비된 마술 버블풍선 공연 역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천김밥축제는 김밥이라는 소박한 음식에 담긴 따뜻함과 김천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김밥 꼬투리처럼 작은 시작이지만, 그 끝이 무척이나 맛있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축제다.
결국 김천 김밥축제는 단순히 김밥천국이라는 오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과 대중의 재미있는 상상력이 결합된 축제다. 김밥은 우리의 일상에서 늘 가까이 있는 음식이지만, 그 속에 담긴 정과 따뜻함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번 축제를 통해 김천이 김밥천국을 넘어 자신만의 매력을 지닌 도시로 자리 잡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