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된 분노와 내면의 목소리에 대한 성찰
저는 일본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주로 역사적 사실에서 비롯된 감정입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불법적으로 통치했던 역사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정말 나의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사회에서 배운 감정인지 되짚어보면, 그 경계가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나는 일본을 직접 경험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감정이 학습된 것일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빨갱이'라는 단어는 현대 대한민국에서 이념적 갈등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인상을 받습니다. 그들이 마치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수단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내 경험에서 온 감정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영향을 받은 감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빨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그러한 이념적 편향성을 드러낼 때, 나는 그들을 부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중국에 대한 나의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중국이 미국과의 파워게임을 벌이는 것을 보며 오만하고 획일적인 집단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 역시 직접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닌, 뉴스나 외부의 정보에 의한 간접 경험에 의존한 것입니다. 이런 간접적인 경험이 형성된 감정들이 나의 것으로 느껴지지만, 사실 외부에서 학습된 것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들이 대부분 학습된 결과라면, 우리는 쉽게 외부에 의해 조종당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란 우리가 자주 경험하거나 접하는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지만, 그 감정이 진정으로 나의 것인지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사회적 분위기나 타인의 생각에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감정이 단순히 학습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은 비판적 사고와 어느 정도의 직접 경험을 통해 수정되고 다듬어져야만, 진정한 나의 감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학습된 감정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정은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잘못 형성되면 편견과 오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이념적 관점을 존중하면서도, 그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나만의 관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학습된 분노와 혐오에서 벗어나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