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범 Jun 28. 2024

허구 속의 진실: 이야기의 본질과 인간의 욕망

파우스트:무대 위에서

여러분은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왜 이야기에 이토록 끌리는 걸까요? 허구의 세계에 기꺼이 발을 들이고, 심지어 그것을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괴테의 '파우스트' 서곡은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줍니다. 극장장, 작가, 광대가 각자 추구하는 이상적인 공연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이야기의 본질과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함께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이야기의 본질은 '허구 안에 담긴 진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이 말은, 사실 이야기의 가장 강력한 매력을 설명해 주지 않을까요? 우리는 허구의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현실의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두려워 피했을 감정들을 이야기 속에서는 기꺼이 받아들이게 되죠. 이는 마치 어릴 적 우리가 어른의 품 안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며 전율을 즐기던 것과 같지 않을까요?


극장장의 관점은 이야기의 상업적 측면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지요. 얼핏 속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이야기가 가진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이야기를 '소비'한다는 것, 이는 이야기가 단순한 오락거리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한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작가는 이야기의 예술적, 철학적 가치를 추구합니다. 그는 허구를 통해 깊은 진실을 전달하고자 하지요. 작가에게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인간 정신을 탐구하는 도구입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광대는 이야기의 즐거움, 그 자체를 대변합니다. 그는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환상의 세계에 빠지고 싶어 하는 우리의 욕망을 보여주죠. 이는 이야기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이에요. 때로 우리는 단순히 현실을 잊고 싶을 뿐이니까요.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의 형태는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어요. 영화, 드라마, 게임, 심지어 SNS의 짧은 동영상까지, 모든 형태의 이야기는 여전히 '허구 속의 진실'을 담고 있지 않나요?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를 통해 웃고, 울고, 생각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이야기 소비 방식은 크게 변화했어요.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등장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죠. 이는 이야기의 민주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질 높은 이야기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부작용도 낳았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이야기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것은 여전히 허구를 통해 진실을 전달하고, 즐거움과 깨달음을 동시에 제공하며, 때로는 현실 도피의 수단이 되어주고 있어요. 극장장, 작가, 광대가 추구하는 가치가 적절히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진정으로 훌륭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가 이야기에 매료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야기는 우리의 욕망, 두려움, 희망, 그리고 꿈을 담아냅니다. 허구의 거울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세상을 더 선명히 볼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이야기가 가진 가장 큰 마법이 아닐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듣고, 소비할 것 같아요. 형식은 변할지언정, 허구 속에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우리의 본능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는 앞으로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극장으로, 서점으로, 혹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향하게 되겠죠. 그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시나요? 그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가 이야기 속에서 자신만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