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 향아치

부캐와 버튜버 문화의 새로운 지평

by 김형범

여러분, 요즘 인터넷 방송계에서 '부캐'와 '버튜버'라는 단어를 자주 들어보셨나요? 이 두 개념이 우리의 온라인 문화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향아치라는 독특한 스트리머의 사례를 통해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부캐'란 주 캐릭터가 아닌 부수적인 캐릭터를 뜻하는 말입니다. 본인의 실제 모습이 아닌 다른 인격을 연기하는 거죠. 한편 '버튜버'는 가상의 아바타를 이용해 방송하는 크리에이터를 말합니다. 이 두 개념이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향아치입니다.


향아치는 대한제국 시대의 관리라는 설정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입니다. 그의 공식 직함은 '대한제국 칙임관 2등 외부협판'으로, 현대로 치면 외교부 차관 정도의 높은 직위입니다. 1871년생으로 설정되어 있어, 방송 당시 나이는 30대 초반입니다.


그의 방송을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옛날 말투를 사용하고, 현대의 기술을 신기해하며, 심지어 역사적 사실까지 꼼꼼히 고증해 이야기합니다. 향아치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구현합니다. 그가 입는 관복, 사용하는 어휘, 심지어 방송에서 보이는 소품들까지 모두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죠.


향아치의 방송 내용도 매우 다양합니다. 게임을 하면서도 역사적 맥락을 연결시키고, 현대의 기술을 보고 놀라워하는 연기를 하며, 때로는 본격적인 역사 강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특히 그의 역사 강의는 '음지의 EBS'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향아치가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2023년 4월부터는 1901년에서 2023년으로 타임워프 했다는 설정을 추가해, 현대 문물을 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대 문화와 과거의 문화를 재치있게 비교하며 웃음을 자아냅니다.


향아치의 팬들은 '고얀 놈들'이라고 불립니다. 이는 조선시대 백성을 뜻하는 말로, 팬들도 함께 역할극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방송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죠.


이런 향아치의 모습은 단순한 연기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부캐와 버튜버 문화는 단순한 유흥거리를 넘어 하나의 예술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향아치처럼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향아치의 성공은 단순히 재미있는 컨텐츠를 넘어, 역사와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의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더 나아가 역사적 사실을 검증하고 토론하는 문화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다양성을 인정하고 창의성을 존중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아닐까요? 우리는 이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형태의 소통과 표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부캐와 버튜버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고 발전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때가 되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만나고 소통하게 될까요? 그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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