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즈의 마법사, 화려함 뒤의 그림자

영화사의 명작, 그리고 그 이면의 고통

by 김형범

1939년에 개봉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는 헐리우드의 기술과 창의성이 빛을 발한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화려한 외면 뒤에는 열악한 제작 환경과 배우들이 겪은 어려움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마법 같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구현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과 고통을 담고 있었습니다.


도로시 역을 맡은 주디 갈랜드는 당시 16세의 나이로, 촬영 기간 내내 혹독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체중 유지를 위해 엄격한 식단 제한과 각성제 복용을 강요받았으며, 과도한 작업량으로 인해 심신의 피로에 시달렸습니다. 제작진은 그녀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얼굴을 더 어리게 보이도록 메이크업과 함께 코르셋을 착용하게 했고, 이는 그녀에게 극심한 신체적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이후 그녀의 삶과 건강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겁쟁이 사자 역을 맡은 버트 라르는 실제 사자 가죽으로 만든 의상을 착용했습니다. 이 의상은 무게가 약 40kg에 달했고, 통풍이 전혀 되지 않아 내부 온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촬영장 조명이 매우 밝아 온도가 섭씨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그는 이 무거운 의상을 입고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그는 심한 탈진과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서쪽의 사악한 마녀를 연기한 마거릿 해밀턴 역시 촬영 중 심각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녀가 마녀로서 사라지는 장면에서 사용된 특수효과 장치가 오작동하여 얼굴과 손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입니다. 이 사고로 인해 그녀는 몇 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이후에도 화상 부위의 통증을 견뎌야 했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사고 후에도 계약 조건 때문에 위험한 장면을 촬영해야 했습니다.


또한, 양철 나무꾼 역을 맡은 배우 버디 엡슨은 의상에 사용된 알루미늄 분말 메이크업으로 인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호흡 곤란과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인해 촬영에서 중도 하차해야 했고, 결국 다른 배우로 교체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영화 제작 과정에서 배우들의 건강과 안전이 얼마나 간과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처럼 오즈의 마법사는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했지만, 그 이면에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희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헐리우드의 황금기라고 불리던 시기에 제작된 이 영화는 화려함과 혁신 뒤에 감춰진 어두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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