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뉴스를 보면서 때때로 분노하거나 실망합니다. 누군가는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 많은 분들은 "나는 절대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도덕적 우월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그들과 다를까요? 만약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우리는 과연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도덕적 우월감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도덕적으로 우수하다고 믿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종종 타인을 쉽게 비난하고, 상대의 행동을 성격이나 가치관의 문제로 단정 짓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비리 사건이 터지면 우리는 그 사람을 ‘탐욕스러운 인간’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삶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실제로 동일한 환경에 놓이면 예상보다 쉽게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 이를 설명하는 개념 중 하나가 ‘기본적 귀인 오류’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처한 상황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나 도덕성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때는 외부 환경과 맥락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실수를 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면 ‘그 사람의 부주의함 때문’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누가 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또한 ‘행위자-관찰자 편향’이라는 개념도 존재합니다. 이는 우리가 관찰자의 입장일 때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성격적 결함으로 보지만, 정작 우리가 같은 행동을 할 때는 상황적 요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길에서 누군가 쓰러져 있을 때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저 사람은 이기적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주변에 다른 사람이 많아서 내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었다’거나 ‘도움을 주려다가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까 봐 망설였다’는 이유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처럼 인간의 도덕적 판단은 본질적으로 가변적이며,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윤리적으로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 인식이 있어야만 타인을 쉽게 비난하는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고, 동시에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우월감은 결국 현실을 왜곡시키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환경과 상황의 영향을 받으며,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누군가를 쉽게 비난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맥락을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나라면 안 그럴 텐데’라는 생각이야말로 가장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문제들이 많으며,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