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수박이 더 비싼 이유, 알고 보면 더 기묘하다
수박은 여름의 상징이다. 시원한 물에 담가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시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그런데 일본에는 이런 상식을 단숨에 깨부수는 수박이 있다. 먹지 않으려고 키우는 수박, 바로 ‘사각 수박’이다.
처음 이 수박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우와! 네모난 수박이라니. 귀엽다. 잘라 먹으면 되겠네?”
그런데 이 수박의 정체를 알게 되면 표정이 급격히 굳는다.
“…뭐? 이거 먹을 수 없다고?”
맞다. 사각 수박은 먹는 용도가 아니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왜 맛이 없냐고? 이유는 이렇다.
수박이 아직 아기일 때 사각형 틀이나 아크릴 상자 안에 넣어 기른다. 그러면 수박은 알아서 그 틀에 맞춰 자란다. 그런데 문제는 모양이 딱 잡힌 순간 바로 수확해버린다는 것. 아직 당도가 오르지도 않았는데 모양 때문에 따버리니, 속은 딱딱하고 수분도 별로 없다. 한마디로 “맛없는 수박” 탄생이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맛이 없고 덜 익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상하지 않는다. 실내에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전시할 수 있다. 냉장고에 넣으면 보존 기간이 더 길어진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 수박을 백화점 쇼윈도, 호텔 로비, 심지어 결혼식장 장식으로도 사용한다.
이쯤 되면 수박이 서럽게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과일인데… 왜 아무도 나를 먹지 않는 거야?”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 수박은 태어날 때부터 먹힐 운명이 아니었다. 태초의 설계가 ‘맛’이 아니라 ‘모양’이었으니까. 자연의 곡선을 억지로 네모로 만들다니, 이 얼마나 인간다운 발상인가.
결국 사각 수박은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과일은 먹기 위해서만 존재해야 할까?”
음… 그래도 나는 네모든 삼각이든, 수박은 그냥 먹는 게 좋다. 여름에 달콤한 수박 한 조각을 베어 무는 것만큼 행복한 게 있을까? 보기만 하라고 만든 수박이라니,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