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모닥불 주변으로 모여들어 앉습니다. 어떤 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됩니다. 그가 들려주는 건 실존하지 않는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허구의 인생 속에서 사람들은 웃고, 울고, 감동합니다.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을 '이야기'라 부릅니다.
사람들은 왜 이야기를 좋아할까요?
문자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인류는 이야기에 열광해왔습니다. 그들은 이야기 속에 정보를 담아 입에서 입으로 전했죠. 글을 모르던 시대, 이야기야말로 지식을 전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을 겁니다. 어떤 열매를 먹어선 안 된다는 단순한 정보부터 무리 내에서 지켜야 할 규범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이야기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원형(Archetype)이라 부르죠. 인류 공통의 상(像)인 셈입니다.
문자가 탄생한 이후에도 인간의 이야기 사랑은 계속됩니다.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방대한 정보의 보고(寶庫)이기 때문입니다. 문자로 기록된 이야기는 한 차원 더 도약합니다. 책 속 인물들은 실제 존재하진 않지만, 현실의 우리처럼 고민하고 사색합니다. 단순한 정보를 넘어 추상적 관념까지 담아내 사람들에게 전파하죠.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점차 고차원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 세상은 나날이 복잡해지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그 난해함을 조금씩 이해해 나갑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유, 그것은 이야기가 인류의 발전과 함께 해왔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정보를 전하는 도구로 시작해, 이제는 인간 정신을 확장하는 매개체가 된 이야기. 우리는 앞으로도 이야기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또 다른 '원형'들을 만들어가며, 우리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입니다. 이야기는 곧 인간이며, 인간의 역사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