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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지친 개복치의 회복

관람객 없는 수족관에서 벌어진 진짜 사건

by 김형범

어느 날 일본 시모노세키의 카이쿄칸 수족관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수족관이 휴관하자, 인기 어종 중 하나인 개복치가 갑자기 먹이를 거부하고 수조 벽에 몸을 부딪히며 이상 행동을 보인 것입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긴 원인을 찾기 위해 직원들은 수질과 먹이, 질병 여부를 차례로 점검했지만 뚜렷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한 직원이 관람객이 사라진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평소에는 늘 유리벽 너머로 사람들을 마주하던 개복치가 갑자기 텅 빈 공간과 고요한 환경에 놓이자, 외로움과 낯선 정적이 스트레스가 되었을 수 있다는 추측이었습니다.


직원들은 간단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수조 앞에 직원 유니폼을 걸고, 사람 얼굴 사진을 붙여 마치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놀랍게도 다음 날부터 개복치는 다시 먹이를 먹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회복했습니다. 이후 직원들이 직접 수조 앞에 나타나 손을 흔들어 주거나 눈을 맞추자 상태는 빠르게 좋아졌고, 결국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추측으로 시작해 실제 효과를 확인한 특별한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가디언》과 《피플》 등 해외 언론도 이를 보도하며, 수족관 개복치가 사람 얼굴 사진과 직원의 존재로 회복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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