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인터넷 시대, 신을 만난 소년의 이야기
15년 전,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저 게임을 좋아하고 청바지와 운동화를 즐겨 신는 이 소년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죠. 그러나 이 소년이 최근 바티칸의 성인으로 시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컴퓨터 영재였고, 인터넷으로 신앙을 전파해 '신의 인플루언서'라 불렸던 인물, 바로 2025년에 성인으로 추대된 성 카를로 아쿠티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디지털 시대가 신앙을 멀어지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하고, 진지한 성찰을 방해한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쿠티스의 삶은 바로 이러한 통념에 도전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기술과 신앙이 서로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올바른 의도와 만났을 때 놀라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와 같습니다.
아쿠티스는 태어날 때부터 신앙심이 깊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부모님은 성당에 거의 다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성 생활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깊은 신앙을 가졌습니다. 컴퓨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이 능력을 오락에만 국한시키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전 세계의 성체 기적과 마리아 발현을 조사하고, 이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기술이 단순히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무언가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게임을 절제하며 영적인 삶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고, 자신의 재능을 다른 이들과 신앙을 나누는 데 활용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선택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하는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줍니다. 기술은 그 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그의 삶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의 평범함은 오히려 그의 메시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쿠티스는 위대한 기적을 행하거나 특별한 성인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우리 곁의 친구 같은 존재였습니다.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사진은 그의 삶이 신비롭고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십대 소년의 이야기임을 상기시킵니다. 이러한 평범함은 그의 메시지가 더 넓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아쿠티스를 보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공감을 얻었고, 이는 그의 신앙이 단지 특정 종교인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평범함이 가진 강력한 힘, 그것이 바로 아쿠티스가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의 죽음조차도 그의 삶의 인과관계를 완성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15세라는 짧은 생을 마감한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오히려 그가 전했던 메시지에 더욱 진정성을 부여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통해 그의 신앙이 얼마나 순수하고 진실했는지 유추했고, 이는 결국 그가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성 아쿠티스의 삶은 기술과 신앙, 평범함과 특별함,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는 새로운 인과관계를 제시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기술이 영혼을 메마르게 한다는 단순한 유추를 거부하며, 올바른 의도와 헌신이 기술을 새로운 복음 전파의 통로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우리 각자가 어떤 마음으로 이 디지털 세계를 살아갈지에 따라 우리의 삶과 세상의 미래가 결정될 것입니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기술 시대에 신앙을 잃지 않는 방법은 기술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의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임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