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촛불 혁명 이후 6.13 지방선거를 통한 첫 번째 심판대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7군데에서 치러진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진보대 보수의 진영 프레임보다, 민주당 내 경선이 될 것이다. 현재 보수라 자처하는 쪽에서는 지금의 열세를 뒤집을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늘에서 어느 날 거대한 이슈를 던져줘 기류가 변하지 않는 이상 6.13 지방 선거는 진보 진영의 승리로 끝날 확률이 높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도 전국에서 대구를 제외한 곳에서의 승리는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의 특징은 도지사 및 광역단체장 선거인 경우 진영 논리와 함께 인물론이 부각되기도 한다. 총선이나 대선처럼 진영 논리가 완전히 통하는 선거는 아니다. 그래서 가끔 이변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선거는 진보진영의 승리로 마감될 것이다. 그리고 이하 기초 단체장이나 기초의원 같은 경우는 인물론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출해야 하는 인원이 많아 도지사 나 몇몇 이슈화 되는 자리를 제외하고는, 유권자가 나머지 기초의원 등의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주로 도지사 및 광역단체장을 제외하고는 보통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진보진영의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딱 한 군데의 투표지역은 진영논리가 아닌 인물론이나 다른 변수에 의해 정해지는 곳이 있다. 그곳이 제주도다.
과거 제주도를 보면 제주도는 정당보다는 괸당의 역할이 컸다고 이야기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만약 전 지방선거 때 괸당 프레임이 작용했다면 현재의 원희룡 지사는 당선이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이전 지방선거는 진보진영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이유도 있지만, 그 이전의 거울에 비춰보면 지금의 제주도 유권자들은 흔히 말하던 괸당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운명을 같이 할 후보를 점지하지 않는다. 물론 아직도 그러한 프레임이 일부 작용하고는 있다. 이번 구정 연휴에도 동네 동창의 남편이라느니, 아는 사람의 괸당이라는 말이 오가고는 했다. 그러나 그건 그 순간에 그냥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일 뿐 실제 선거에서는 큰 작용을 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만큼 제주 유권자들의 인식이 많이 항상 되었으며,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합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괸당이란 단어를 풀어보면 친척이라는 또는 혈연이라는 단어보다, 자신과 이해가 맞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주로 혈연이나 다른 연결고리가 미비할 때 우리는 "괸당 이우다."라는 말로 서로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괸당이라는 뜻도 넓은 의미로는 동지라는 개념과 자신과 이해도가 맞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형태로 변형이 되어있다. 즉, 괸당 프레임이 작용하더라도 어떤 형태로 제주도 선거에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전국 유일하게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이 적용되지 않는 선거구는 제주도라는 것이다. 그럼 어떤 것이 제주도의 선거에 작용할 것인가?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는 어떻게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할까? 현재 정국은 진보진영이 우세한 상황에 대해선 누구나 동의를 할 것이다. 물론 이중에도 자신만의 우물에서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일부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중 다수가 인정하는 이런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중심이 되는 이슈는 민주당 내 경선과 당의 정치구도 개편이 큰 이슈가 되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전국적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대구를 제외한 도지사 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몇몇 인물에 대해서는 아주 특별한 이슈나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재선 또는 당선이 유력히 되고 있다. 그런데 너무 좋은 환경이 문제인가? 이길 확률이 높은만큼 당내에서 이를 둘러싼 잡음들이 흘러나온다. '누가 나와도 되기 때문에 아무나 나와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특히 서울, 경기, 전라권, 충청권, 제주권은 그 반응이 너무 심하다. 민주당 내 각 지역 단체장 후보 선출직 국회의원 그리고 청와대 라인까지 삼파전이 예상되는 형상이다. 상황을 보면, 현재 도지사나 광역단체장이 민주당 또는 진보 진영일 경우에는 현역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라인에서 경쟁하듯 나서고 있고, 만약 기존 단체장이 현재의 야당이 맡고 있는 경우에는 당의 후보와 청와대의 후보가 맞서고 있는 형태이다. 물론 누구나 지자체의 후보나 경선에 출마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나오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해서 한 곳이라도 더 자신들의 색깔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기와 이익을 위해서 지역을 선택하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런 상황은 자칫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의 상황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는 모양새이다. 기시감마저 느껴지는 건 오해인가? 이런 상황으로 가면 제2의 공천 파동이 민주당 내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와 더불어 경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독자 출마를 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원인으로 민주당의 경선 방식에 문제가 있다. 당원 50% 여론조사 50%이다. 결국 경선의 승패는 당내에 조직을 누가 알차게 가지고 있고, 지원을 받느냐가 관건이다. 여론조사는 각 후보들 간의 갭은 크지 않을 것이다. 거의 모든 후보가 인지도나 행정에 대해서는 초선 도전자들이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는 총선이나 대선처럼 정당의 지지율이 작용하는 것보단 특히 지역의 민심이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는 다른 지역구보다 그 경우가 심하다. 그리고 사전 여론조사에서 나오듯이 제주는 유일하게 전국에서 민주당이 득세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물론 20대 국회는 민주당이 압승을 했다. 20대 총선 때는 제주도민의 열망이 결과상으로는 당시 민주당에 힘을 실어 주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은 의도된 결과가 아닌 우연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현재 제주도는 민주당에서 유력 후보로는 김우남 전의원과 문대림 청와대 전제도개선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 보면 원희룡, 김우남, 문대림 삼자 대결일 경우, 2:1:1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중요한 건 전국이 민주당의 색깔로 뒤덮인 가운데 제주도만은 아직 현지사인 원지사에게 투표를 하겠다는 유권자가 유독 많이 존재한다. 흔히 자칭 보수들이 무너지고 집결 세력이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원지사의 우의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 여기서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판을 흔들고 엎을 생각일 것이다. 그리고 단순 논리로 민주당의 후보가 단일화 했을 경우는 원희룡 현지사 대 민주당 후보간의 격차는 3% 이내로 좁혀질 수 있다. 그런데 이경우도 경우의 수와 선거의 프레임이 어떻게 짜여질지 깊게 생각해야 한다. 우선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경선을 통한 후보의 인지도 상승을 목표로 해야한다. 그리고 경선 과정에 있어서 후보간의 네거티브 공격이나 마타도어 및 사보타지를 금지하고, 제주도에 대한 비전을 제시 하거나 현 도정의 잘못과 대안을 제시해서 선명한 색깔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게 과연 쉬울까? 하는게 의문이다. 특히 김우남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현 오영훈 국회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한 경험이 있다. 패배의 원인은 당내 조직력 열세였다. 당시 인지도에서는 김우남 후보가 오영훈 후보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결국 당내 조직력과 지원에서 밀렸기 때문에 경선에 패배했고 국회의원 뺏지를 잃고 말았다. 이런 경험으로 미루어 이번 경선에서는 인지도 상승 및 대외 홍보를 통한 자기 알리기 보다는, 당내 경선에 대해서 더 치밀하게 준비를 할 것이다. 경선 준비에 올인 할 수 있는 이유는 전국에 불고 있는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이라는 프레임 때문이다. 경선을 이기면 본선에서 쉬운 선거를 할 수 있다는 전국 분위기를 믿는 것 같다. 이러한 오판들이 김우남 후보로 하여금 경선에만 집중하도록 밀어 붙이는 상황이 연출 된다. 이런 경선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민주당의 제주 경선은 네가티브적인 성격을 띄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제주만이 아닌 전국에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당내 조직력 확보를 위해 통합보다는 분열로 치달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경선 결과에 따라 상황의 변화도 봐야된다. 우선 김우남 후보가 이겼을 경우, 문대림 후보의 지지자들이나 유권자들은 김우남 후보의 지지자로 돌아 설 것이다. 그 이유는 문대림 후보의 지지자들의 색깔은 진성당원에 가깝고, 진보라는 프레임 속에서 활동하는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우남 후보가 지고 문대림 후보가 이겼을 경우, 김우남 후보의 민주당 지지자 들은 문대림 후보측과 원희룡 지사 두군데로 나뉘어 질 것이다. 김우남 후보의 지지자들도 민주당 소속 이기는 하지만, 문대림 후보 지지자 들과는 차별성이 있다. 김우남 후보의 지지자들은 정당및 진영 프레임 보다는 민주당 내에서의 괸당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지역적 특성이나 자신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지지하는 세력들이 많다는 거다. 이는 곳 지지자들이 진보 보수 프레임이 아닌, 박힌돌 굴러온돌 프레임 속에서 움직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섬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중 하나이다. 섬의 주민들은 외부의 세력에 의해 자신들의 의지가 꺾이거나 변화되는걸 거부한다. 그 변화가 좋은 방향의 변화라 하더라도 섬 주민의 특성상 자신들의 아이덴터티가 훼손되는 걸 강하게 싫어한다. 즉, 문대림 후보에게는 굴러온 돌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물론 문대림 후보도 도의원 및 제주도에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도지사 선거라는 하나의 관점에서 보면, 청와대에서 밀고 내려온 점령군 모양을 띄고 있다. 애초에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이 아닌 도에 남아서 기다리다 출마 한 경우라면 오히려 상황은 좋았을 것이다. 단지 6개월의 외도가 이러한 상황을 연출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되 버린 것이다. 그리고 김우남 후보도 이를 공격할 것이 뻔하다. 민주당내 제주도당의 당원 확보를 위해서는 정책적 대결 보다는 후보간의 선을 긋는 작업을 하는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쉬운게 박힌돌 굴러온돌 프레임이다. 즉 현 시점에서 분석을 해보면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본선의 판은 상이하게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김우남 후보가 되는 경우에는 현재 포인트외에 추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지 않다는 거다. 이미 김우남 후보의 유권자 및 지지자들은 임계치에 도달했다. 확장성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작년 경선에서의 당내 패배가 본선에서는 약점으로 공격의 대상이 된다. 그 반면에 문대림 후보는 아직 확장성의 여력이 있다. 약 30%의 무당층과 지지 보류자들을 공략하기에는 문대림 후보가 훨씬 유리한 지점에 있다. 그러나 이 지지 보류자들을 자신의 표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원희룡지사의 특별한 행정 실수나 심각한 모랄의 훼손이 있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정책의 실수나 도덕적 헤이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 그리고 특히 기존 원지사 도정 4년은 새로운 정책의 진행이나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과정이 아니었다. 그 동안 김태환 지사와 우근민 지사가 벌여논 일들을 정리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나마 버스 전용차로제와 대중교통 개편이 새로펴낸 정책이다. 이 정책 또한 아직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현 원희룡 지사에게는 도정에서 잘 한것은 없지만 특별히 잘 못한것도 없다. 그래서 현지사에 대한 뉴스를 보면, 대부분의 디테일한 정책의 실수나 잘못보다는 단순한 시행 과정에서의 애매한점을 공략하는 것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지적이 후에 본선에서 네가티브적 성격으로 변해 자신들을 공격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현 6.13지방선거는 제주도 만큼은 진보 보수 프레임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안개속에서 아직 뚜렷한 결과를 예측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희룡 현지사가 햇불을 손에 하나 더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아직은 원희룡 지사에 대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한것 같다. 어쩌면 민주당내 경선과정에서 결과가 예측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다. 어쩌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의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을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일 것이다. 자만과 자신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현재의 민주당은 자만에 빠져 있다. 분명 이변은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