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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숙 Apr 26. 2022

[건설사-아파트] 너 어디살어? 나 자이(Xi) 살어!

세계 유일 '브랜드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아파트 브랜드' 에 대해서

안녕하세요 형님들! 열다섯번째 글로 인사드리는

마케터 ‘김프로, 김동숙’ 입니다.


벌써 4월의 마지막 주 입니다.

올해는 작년 4월의 삶보단 조금 발전 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최근엔 주변 지인들과 '자본시장' 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 그리고 '아파트' 에 대한

테마를 가지고 몇 주동안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아파트 브랜드 명이 오고갔는데

희한하게 아파트 건설사의 이름은 잘 모르는데

브랜드 명은 다들 알고 있었습니다.


보통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등을 말할 때

'제조사+브랜드명' 을 같이 말하는데

(예를 들어 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아파트는 건설사 대신에

'지역명+브랜드명' 을 같이 말하게 되더라구요~

(반포 아리팍, 서울숲 힐스테이트 등)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아파트에 브랜드를

붙여서 부르게 되었을까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한강아파트', '춘천 유명아파트' 등 지역명으로

아파트를 불렀는데 말이죠.


오늘은 대한민국 브랜드 아파트의 역사와

아파트 브랜딩 전략에 대해

아는척 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


아직도 기억난다.

어렸을 때 자이(Xi)아파트 TVCF 속 배우 이영애 씨가

가스불을 깜빡 잊고 나온 어머니에게

걱정말라며 휴대폰으로 아파트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연결해 가스벨브를 잠그는 그 엄청난 모습을!!!


그러면서

'남들에겐 꿈이지만 자이(Xi) 에겐 생활입니다.'

라는 멘트로 대한민국의 모든 주부들에게

자이(Xi)뽕을 넣어주던 그 광고를 말이다!!

아파트 TVCF의 포문을 연 자이 광고 / 출처 : GS건설

난 이때 아파트 도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마 2005년 정도 였을거다.


그로부터 약 17년 뒤,

대한민국은 브랜드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버렸다.


아파트 브랜드의 등장은 언제부터 였을까?


초기아파트는 1958년 건설된 '종암아파트'

1962년에 건설된 '마포아파트, 와우아파트'

에서 알 수 있듯이 아파트가 지어지는 '지역명'을

사용하다가


1970년 중반부터 정부의 '여의도 개발계획' 아래

민간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짓기 시작!

이 때부터 아파트 명에 '지역명+건설사' 가

붙게 되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 출처 : 구글

강남 고급아파트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1979년 1차로 완공된 '압구정 현대 아파트' 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본격적으로 아파트 브랜드명이 붙게 된건

1998년도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IMF로 침체되어 있던 주택경기가 점점 활성화되고

아파트 분양가가 자율화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퉈 아파트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브랜드 경쟁이 시작되게 되었다.

아파트 브랜드 참 많다 / 출처 : 정보테크

1999년에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을 시작으로

삼성물산의 '래미안', 대림건설의 'e편한세상'이 등장이

본격적인 브랜드 아파트의 포문을 열었고

GS건설 - 자이

대우건설 - 푸르지오

현대건설 - 힐스테이트

포스코건설 - 더샵

등이 차례로 등장하게 되었다.


* 각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의 뜻도 참 휘황찬란하다.

출처 : 소비자가 인식하는 아파트 브랜드 구성요소의 중요도 분석 / 전명근

2000년 초반에는 시장 선점을 위해

각 건설사에선 당시 최고의 배우들을 TVCF 모델

선정해 온에어 했으며 사람들에게

'아파트=선망의, 고급스러운 주거공간'

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안간힘을 쏟기 시작했다.

당시 슈퍼스타의 기준은 아파트 광고모델을 하냐마냐 였다. / 출처 : 구글

같은 시기인 2002년엔 '타워펠리스,주상복합아파트'

라는 새로운 주거환경도 등장했으며

하늘과 맞닿은 높은 아파트에 사는 것이

곧 드높은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징이 되었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어디사니?' 라는 질문에

'지역+아파트 브랜드'를 말하기 시작했고

아파트 브랜드를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아파트가 뭐라고... / 출처 : 땅집 GO

2010년대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아파트의 편리함과

기능적인 요소 외에 '삶의 질'을 중요시 했다.


이때 트렌드로 떠오른게 '웰빙, 웰니스' 였고

아파트 역시 삶을 질을 높여줄 '최고급 아파트'

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기존 아파트와의 차별화를 위해

건설사들은 기존에 있던 브랜드와는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를 연이어서 내놓았다.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종류 / 출처 : 더스쿠프

e편한세상의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아크로(Acro)'

라는 브랜드로 스타트를 끊었고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현대건설 '디에이치'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속속 발표하며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는 독보적인

네임벨류를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현대자동자 - 제네시스, 도요타 - 렉서스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가 라인으로 시작한 현대, 도요타. 프리미엄 라인 을 출시 / 출처 : 구글

건설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아파트를 건설하였는데

특히, 대림산업은 2013년 주택경기가 좋지않던 시기에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높은 분양가를 내세워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를 런칭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아파트이자 프리미엄 아파트로 포지셔닝에

성공했다.


또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 는

강남과 한강변 일부, 평균 분양가 3,500만원

(전용면적 84㎡) 이상 단지에만 적용하는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논외로 최근 신축아파트를 보면 아파트 명이 엄청

길~다!

이 수식어구를  일명 '펫네임(pet name)'

이라고 하는데 단지의 특장점이나 차별화된 특성을

담아내 향후 주택가치를 상승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 아파트 뒤에 '에듀,파크,리버,오션' 등 의 단어를

   펫네임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펫네임을 활용한 단지들은 1순위 청약마감률이

   전체평균보다 높다고 한다.)

펫네임만 보면 아파트 단지의 특성을 알 수 있다. / 출처 : 청약홈

(요즘은 아파트 높이가 올라갈수록 아파트 이름도

길어진다고 하는데 국내에서 이름이 가장 긴 아파트

단지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

로얄카운티 1차' 다.)


각 건설사 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별도 런칭하는 것에

반해 전략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건설사 들도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과 GS건설의 '자이' 인데

이 두 브랜드는 단지별 차별화와 고급화를 꾀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펫네임만 사용해 변화를 줌)

* 래미안 서초에스티지, 방배 아트 자이 등

펫네임으로만 변화를 주는 래미안과 자이 / 출처 : 1boon

이 두 브랜드들은 원래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

더 이상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여타 건설사와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벤츠와 BMW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을

가져가지 않는 전략과 유사하다.)


이 두 브랜드들은 같은 브랜드 아파트들로 대단지를

조성하면서 강남 일대를 '래미안 타운', '자이 타운' 으로

바꿔가고 있다.


앞으로의 아파트 브랜드는 어떻게 변할까?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계속해서

만드는 이유는 수주에 성공해서 아파트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선 고객들에게 '있어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특성 상 대부분이

다 지어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팔고 나서 지어기기 때문에

그럴듯한, 있어보이는 듯한 이미지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너도나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달아달라고 한다면

기존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낮아보이는

브랜드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또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의 퀄리티에 대한 의문점도

앞으로의 아파트 브랜딩 전략에서 반드시 넘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대한민국은 대부분이 자산이 '집/부동산' 으로

쏠려있고

'집(아파트)' 라는 공간이 사는 곳 이라는 필수재를 넘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하나의 사치재가 된 시점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열망은 좀처럼 사그라 지지

않을 것 같다.


아파트 브랜딩 전략을 시계열로 정리하면 하기와 같다.


브랜드 아파트 1.0 - '지역명+건설사 명' 사용

* 대표예시 - 압구정현대아파트

브랜드 아파트 2.0 - '건설사+별도 브랜드 명' 사용

* 대표예시 - 삼성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 3.0 - '프리미엄 브랜드 명' 사용

* 대표예시 - 아크로(e편한세상 Up 버젼)

출처 : 소비자가 인식하는 아파트 브랜드 구성요소의 중요도 분석 / 전명근

시간이 지날수록 원재료비용과 기타비용이

상승하게 될 텐데 높은 분양가가 필수불가결한

시대에서 과연 건설사들은 어떠한 브랜드 전략으로

브랜드 아파트 4.0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궁금해진다.


이상 마케터 김프로, 김동숙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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