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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빵 Oct 12. 2020

[그림책 서평] 책 읽는 유령 크니기

벤야민 좀머할더 글·그림 / 루시드 폴 옮김 / 24쪽 / 토토북 / 2015     


   <책 읽는 유령 크니기>는 2011년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었다. 가수 루시드 폴이 번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령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소재이다. 그런데 책 읽는 유령이라니, 그것도 검정 삼각형 모양에 코도 입도 없이 두 눈만 동그랗게 뜬 유령의 모습은 유령이라고 하기엔 무섭기보다는 귀여워 보인다. 


  꼬마 유령 크니기는 생일날 이모에게 책 한 권을 선물 받는다. 그런데 책 안에는 글자도 그림도 없는 백지뿐이다. 크니기는 포기하지 않고 책을 읽을 방법을 찾아 나선다. 

  독자는 크기니 눈의 움직임을 쫓아가며 크니기의 책에는 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까?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크니기가 책을 읽을 방법을 찾지 못하고 포기할 때쯤 방구석에 놓여 있던 책장에서 사락사락 소리가 들려온다. 크니기가 책을 펼치자 다양한 색과 모양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크니기는 여기에 상상을 더해 놀라운 이야기로 책장을 하나하나 채워나간다.   


  책 속에서 튀어나온 알록달록한 색깔을 제외하고는 그림이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그려져 있다. 크니기가 책을 읽기 위해 많은 노력을 거듭한 뒤에 발견한 ‘기적’ 같은 이야기가 색깔의 대비를 통해 표현되었다.  

  저자는 책의 그림이나 글을 보는 데 치중하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독후 활동으로 아이들과 함께 독서의 의미와 독서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다. 

  크니기에게서 배울 점이 또 하나 있다. 책에 담긴 내용을 알기 위해 도서관, 꿈속, 학교 등 이곳저곳을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찾아 헤매는 노력의 과정이다. 책을 읽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아하! 이제야 책 읽는 법을 알았어요!”라는 크니기의 말처럼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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