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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gol Jul 23. 2021

#6. 지속가능한 비영리 활동을 위한 조직 시스템 실험

개발자인데요, 비영리단체를 만들었습니다

비영리단체를 만들면서 지속가능한 비영리 활동을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재정을 제외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한 조직 시스템, 더 구체적으로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를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구요. 일을 시작하게 되면 얼만큼의 시간을 써야할지, 일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해보지 않은 영역의 일이다 보니 비영리를 위한 활동 관리 시스템이 따로 존재하지 않을까? 에 대한 궁금증도 있어서 찾아보니 실제적인 적용방법 이런 것들이 있는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 ㅠㅠ 

그렇다고 시스템 없이 주먹구구로 하다보면 활동이 잘 되어도 곤란하잖아요?

그래서 지도가 없는 것 보다는 잘못된 지도라도 있는게 낫다! 는 명언을 떠올리면서 저한테 익숙한 애자일 개발방법론을 가져다 쓰면서 고쳐보지 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변화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비영리활동과도 유사점도 있구요 :) 


여기서 잠깐! 애자일 개발 방법론이란 (참고로 저는 개발자입니다.) 개발을 진행할 때, 기존 폭포수 방식 즉 미리 설계와 기획을 끝내고 구현, 테스트, 배포 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능을 작게 나누고 반복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면서 기능을 구현해내는 일종의 개발 프로세스, 방법론입니다. 기존의 폭포수 방식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 많이 변경 또는 추가 되는 프로그램 개발과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애자일이라는 방법론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그렇다고 다 가져올 건 아니고 애자일 중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서 개발자 혹은 팀이 일의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해내는 방법만을 차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방법이 무엇이냐면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프로젝트를 작은 기능들로 나눕니다. 


그리고 각 기능을 구현할 담당자(또는 팀)가 정해지면 담당자는 해당 기능에 포인트를 부여합니다. 포인트의 의미는 구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일 수도 있고 다양합니다. 그리고 해당 기능을 구현 완료하면 포인트를 적립하게 됩니다. 


이렇게 주별로 프로그래머가 몇 점의 포인트를 땄는지를 측정하게 되면 대략 해당 프로그래머가 한 주에 몇 포인트를 처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프로젝트 진행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지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담당자의 포인트를 차트로 그렸을 때 기울기를 체크해보면 일정한지(안정적) 감소하고 있지는 않은지(경고신호!) 도 파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일거리(기능)이 들어왔을 때 해당 일거리를 처리할 때 드는 포인트를 예상하면 얼만큼 걸릴지도(데드라인)도 예측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불확실했던 생산성이 파악이 되고 안정적으로 개발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구구컬리지 활동에도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바로 스프레드시트에 작성한 표입니다.

할당된 일마다- 날짜, 항목, 내용, 우선순위, 포인트, 완료포인트, 기준, 완료여부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들어가는 시간으로 설정했고 완료포인트를 추가한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행정이나 마케팅 항목에서 제가 예상했던 포인트와 얼만큼 차이가 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추가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주마다 완료포인트를 계산하고, 주별로 회고를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진행을 하다가 긴급한 일(주로 행정)만 일을 한다는 걸 발견하고서는 우선순위라는 항목을 추가해서 긴급한 일이 아니여도 우선순위가 높은 일에 시간을 할당하면서 일을 진행하였습니다. 회고를 통해서 더 필요한 속성은 추가하고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항목들은 제거하였습니다.


지금 일을 관리할때 사용하는 시트의 모습은 아래와 같이 됐고 처음 시작했던 4주 전보다는 예측한 포인트와 완료포인트가 거의 비슷해지고 있고 획득하는 포인트도 증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인트 차트를 통해서 확인하는 생산성 증가

차트로 확인해보면 휴가를 제외하면 보통 20 언저리인 걸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현재 주마다 20포인트를 사용한다는 예측치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 주의 일을 계획할 때 20포인트 내외로 일을 할당하면서 진행하면 되겠네요!


물론 아직 6주 정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예측치가 정확하지는 않고 해당 방법을 일마다 할당해서 진행했던 일의 완성유무는 파악이 가능한데 전체적인 프로젝트 기준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프로젝트 관점에서도 파악 가능하게 변경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존에 개발할 때 사용하던 방법을 비영리 활동에서 가져왔을 때 크게 어려움이나 이질감은 느끼지 않고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구구컬리지는 포인트를 측정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다른 단체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매우 궁금합니다! 다른 단체분들도 알려주세요!! 


그럼 다음에 경험치가 쌓이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참! 구구컬리지 https://99college.org 에서 이제 온라인 학습도 가능하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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