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이란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의 합일 것이다. 그 사람들과 부대끼며 새긴 표정의 합이 지금의 내 얼굴이다. 얽히고설키면서 그저 정직하게만 대할 수 없었던 순간들의 합이 지금의 ‘나’다. 넓은 집, 비싼 차, 보기에 좋은 옷, 좋은 게 좋은 것. 박제된 표정 속에 내면의 아우성은 애써 무시되고,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대신한다. 내 마음이 왜 이럴까 싶지만, ‘무엇’이 결핍되어 가슴에 휑한 건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그 ‘무엇’을 집요하게 찾고자 화삼독(畵三讀)을 했던 집념의 결과다. 자신과 세상을 정직하게 만나려는 노력이다. 그림을 읽고, 작가와 그 시대를 읽고, 마지막으로 나를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