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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

반 고흐와 태오, 영혜와 인혜

by 윌마

반 고흐는 발작증세가 자주 일어나서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불안감과 우울증이 심해집니다. 스스로 정신병원의 문을 두드립니다. 이런 반 고흐를 보고 주위 사람들은 반 미치광이라고 했습니다. 한시도 옆에 살 수 없다고 가둬야 한다고 했습니다. 묵묵히 옆에서 형을 지켜준 태오가 없었다면 반 고흐의 현재는 없었을 겁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반 고흐와 태오의 모습에 <채식주의자>의 영혜와 인혜가 겹칩니다.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어떤 행동이 개인 영역을 너머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때 사용합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사거리 오픈 공간에 노출되었을 때 건너편 건물 옥상에 저격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2014년 지인 결혼식에 가서는 1980년 그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총칼에 죽었는데 이렇고 웃고 떠들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불편함을 느낄 겁니다. 바로 작가 한강입니다.


자기가 지향하는 바를 향해 경계를 넘어버린 사람과 경계선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 반 고흐와 태오, 영혜와 인혜입니다. 경계를 넘지 않으려는 태도 속에서 더 많은 것이 성숙됩니다. 종국에는 경계라는 프레임을 부서버리죠. 한강은 어느 자리에서 서서 소설을 썼을까요? 나는 어느 자리에 서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디에 서 계시나요?


오늘은 어떤 댓글이라도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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