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그래서 카르페 디엠

인사 없는 작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 삶은 기록되어야 한다.

by 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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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 이끌려 종이책으로 구매하게 된 책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별을 겪는다. 나 역시 그랬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그저 슬퍼하고만 있고 싶지는 않았다.

내 주변 사람들 또한 나와의 이별이 그저 슬프지만은 않았으면 싶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작은 힌트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 “카르페 디엠(Carpe Diem)”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문장이지만, 사실 그 앞에는 또 다른 문장이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항상 기억하라.


이 두 문장은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에서 나온 문장이라고 한다.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니 그 사실을 기억하며 현재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죽음을 떠올리는 일은 어쩌면 무겁고 두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사실을 떠올릴 때 지금 이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인다.

모두 오늘 하루가 조금 덜 후회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필요하면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 친구, 심리상담가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슬픔의 크기와 그리움의 깊이를
터놓는 것도 글쓰기만큼 좋은 방법이다.


슬픔을 견디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혼자 견디고, 누군가는 시간을 통해 조금씩 나아간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때가 있다.
슬픔을 공유한다는 건 약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돌보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애도의 과정에서 마지막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자신의 삶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고인에 대한 사랑과 기억을 끊어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떠난 이를 잊을 방법'이란 없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기억을 가직한 채 살아가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게 삶의 유한성을 인지하고, 내 삶을 소중히 다루고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이별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문장을 읽으며 이별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완전히 잊는 일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 기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품은 채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애도의 마지막 단계일지도 모른다.


나의 현재를 정리하기 위해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인사 없는 작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 삶은 기록되어야 한다.


이 문장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문장이다.

우리는 언제 이별을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의 순간을 기록하고 남기는 일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어쩌면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일은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언젠가 남겨질 사람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남긴 말로,
"그리고 결국, 당신이 받는 사랑은 당신이 만드는 사랑과 같다"는 뜻이다.
우리가 마지막에 받을 사랑은 살아생전에 나눈 사랑과 같다는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의 유언 "서로 사랑하라"의 의미와도 통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결국 삶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받는 사랑은 결국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과 닮아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조금 더 다정하게 말하고, 조금 더 사랑을 표현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 이별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기억할 때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죽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오늘을 살아라.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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