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보다 중요한 건 신뢰퇴근
사람은 돈질을 잘해야 한다.
이 말이 조금 거칠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말이 유난히 정확하다.
주변을 보면 딱 두 부류가 있다.
돈을 쓰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 사람.
그리고 커피 한 잔, 때로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사람.
같은 돈인데 왜 결과가 다를까.
결국 돈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이만큼 했잖아.”라는 돈은 상대에게 ‘청구서’처럼 도착한다.
반대로 “오늘 고생했지?”라는 커피 한 잔은 상대에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처럼 도착한다.
돈질은 지출이 아니라, 상대의 하루를 살피는 기술이다.
거듭 말하지만 사실 돈 안 드는 일에 굳이 인색할 필요가 없다.
안타까운 건, 그 인색함을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할 때다.
“ 내 원칙이 그래.”
“ 내가 스스로 정한 나만의 규정이야.”
“나는 그런 거 안 해.”
원칙은 중요하다.
하지만 원칙이 사람을 눌러버리면, 그건 원칙이 아니라 벽이 된다.
나는 뜨뜻미지근한 걸 싫어한다.
일할 땐 일하고, 놀 땐 놀아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분위기에서 사람은 지치고,
지친 팀은 결국 성과도 놓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믿는다.
조직에서 진짜 필요한 건
“딱 그만큼만 합니다”라는 말보다
“그만큼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라는 분위기다.
날씨가 굳을 땐 조금 일찍 퇴근시키고,
바쁠 땐 스스로 야근을 해서라도 자기 업무를 완벽히 끝내는 분위기.
나는 그런 팀 분위기가 좋다. 그런 분위기에서 일하는 조직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야근을 권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신뢰가 있느냐는 거다.
요즘 세대가 근무시간을 칼같이 지킨다 해도, 그게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건 당연해졌다.
다만 현실은,
일이 늘 “정시에 끝나는 형태”로만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갑자기 터지는 이슈, 매장 변수, 고객사의 요청, 그리고 월마감....
현장은 늘 계획 밖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필요한 건 한 가지다.
서로에게 쌓인 신뢰가 만드는 융통성.
오늘 한 시간 먼저 보내줄 수 있는 리더의 마음
바쁠 때 30분 더 붙어줄 수 있는 구성원의 책임감
그 둘이 거래가 아니라 관계로 오가는 팀의 분위기...
나는 그걸 ‘돈질’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되는 대신,
마음을 조금 더 쓰는 방식.
결국 사람은
돈보다 태도에 감동하고, 시간보다 신뢰에 남는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신뢰가 쌓인 팀이 마지막에 성과까지 가져간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