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

by 캡틴판양

MART — 찡그린 민낯

“행복하니?”
……

그녀는 답하지 못했다.

찡그린 민낯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 얼굴이었다.

화장할 시간은 있어도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는 없었다.

매일의 일정은 빼곡했다.
성과는 쌓였고,
통장은 안정돼 있었다.

겉으로 보면 아무 문제도 없어 보였다.
아주 멀쩡해 보인다.

그런데 민낯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침묵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보았다.

HEART — 가려지지 않는 허기

언제까지 일할 거야?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왜, 왜, 왜.

누군가 묻지 않아도
이미 마음속에는
같은 질문이 오래 머물고 있었다.

경제적 자유는 얻었지만
배는 여전히 고팠다.

이 허기는 밥으로도, 돈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종류였다.

찡그린 민낯은
끝내 속이지 못한다.

괜찮은 척 덮어두었던 질문들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
사람은 말보다 먼저
침묵을 배운다.


ART — 아직 쓰이지 않은 답

답을 찾지 못했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은
‘정답’을 써야 할 시기가 아니라
‘질문’을 품고 살아야 하는 구간일 뿐이다.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얼마나 더가 아니라,
어떻게 남을 것인가.

그 답은
성과표에도, 통장에도 없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이유 하나가
그녀의 다음 삶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조용히 밀어내고 있었다.

행복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문장처럼
그녀의 하루 한가운데에
말없이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그 문장을
계속 써 내려가야 할 이유는

아직 남아 있었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