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의 시대가 끝나는 순간에
Buy?
아니, 이젠 진짜 Bye다.
그것도 굿바이가 아닌
새드바이로.
인생의 많은 일들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세월은 말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가르쳐준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분의 퇴사 소식.
자의가 아닌 이별 앞에서
그의 오랜 회사 생활의 끝을
아는 체하며
선뜻 축하해주지 못하는 마음이 계속 남는다.
Buy라고 쓰고 살아온 시간의 끝에서
오늘은 처음으로 Bye를 말한다.
그것도 잘 가라는 인사가 아닌,
붙잡을 말조차 찾지 못한 새드바이로.
퇴사는 서류 한 장의 절차로 끝나지만
함께한 시간은 그렇게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회사를 떠나고 누군가는 그 자리에 남는다.
하지만 사실은 한 시대가 조용히 접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선택이 아닌 이별 앞에서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이
왜 이렇게 무거운지.
끝을 알면서도, 차마 끝이라고 말해주지 못하는 마음.
괜찮아질 날을 믿고 싶지만,
믿음조차 흔들리는 날이다.
오늘의 이 감정은 단순히 슬프다고 하기엔 너무 깊다.
슬픔은 설명할 수 있지만, 이 감정은 설명이 되지 않았다
같은 나이였지만
끝내 한 번도 반말하지 않았던 사이.
고객사로 만났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친구였던 사람.
그래서 이 인사는
조금 늦었고, 조금 아니 많이 조심스럽다.
이 시대의 불안과
이름 붙일 수 없는 어떤 불안과 압박이
우리의 삶을 예고 없이 밀어낸다.
우리는,
목적지는 분명한데
자꾸 다른 길로 안내받는 요즘을 지나고 있다.
그 길은 낯설고
그 낯섦은 늘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하나다.
함께 버텨온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Buy의 시대가 끝나도 사람은 남고
마음은 기록된다.
오늘은 말없이 보내는 날.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만큼은
조용히,
깊이,
존중한다.
그래서 오늘의 인사는
설명 없이,
처음으로 반말로 건넨다.
" 친구야.
그동안 정말 애썼다.
잘 버텼고,
충분히 해냈고,
이만하면 됐다.
지금은 이유도, 계획도
잠시 내려놓고
아무 생각 말고 쉬어.
다음이 어디든
너는 어디에 있든, 충분히 빛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