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by 캡틴판양

나는 이제
헤어질 때를
조금 더 생각한다.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믿음이
이별을 함부로 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날 때 이미 헤어짐을 염려하듯,
헤어질 때는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MART _ 처음 들어본 말

중학교 1학년,
같은 반 친구가 2학년이 되며 헤어질 때
엽서 한 장을 건넸다.

會者定離 去者必返.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고,
떠난 사람은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이라고
한자로 또박또박 쓰고
풀이까지 덧붙여 놓았다.

그땐 그 말이 낯설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HEART — 뜻보다 먼저 따라온 것

그 이후로
나는 수없이 사람을 만났고
수없이 헤어졌다.

그럴 때마다
그 문장은 뜻이 아니라
장면으로 따라왔다.

만남에서는
누구나 친절해질 수 있다.
조금만 애쓰면 된다.

하지만 헤어짐에서는
말 한마디가
관계의 마지막 얼굴이 된다.

그래서 서운함은
늘 헤어질 때 더 크게 남았다.


ART — 이제야 이해되는 문장

이제 와서야
그 엽서의 뜻이 조금 이해된다.

만남과 이별은
피할 수 없는 순서라는 것.
그래서 더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함께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떠났느냐라는 것.

나는 이제
관계를 시작할 때보다
끝낼 때
더 조심하려 한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되더라도,
그때의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기 위해.

회자정리, 거자필반.
그 문장은 아직도
내 관계의 마지막 기준으로 남아 있다.


나는 이제
헤어질 때를
조금 더 생각한다.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믿음이
이별을 함부로 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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