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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부지 Jun 27. 2022

4시간을 자고 출근을 해야 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육아를 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나에게는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그 순간이다.


아이를 재우고 와이프와 희희덕 거리며 넷플릭스를 켠다. 오늘 조금 일찍 잔 것 같지 않냐며 축배를 올린다. 맥주를 한잔 하며 오늘도 착각한다.


육아 별 것 아니네


착각도 잠시, 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넷플릭스를 일시 정지하고 아이를 달랜다. 다시 잠이 든 아이를 뒤로하고 다시 육아 퇴근의 시간의 기쁨을 즐긴다.




우리 아이는 밤잠을 푹 자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부터 그랬다. 그나마 와이프가 헌신적으로 아이를 달래 와서, 항상 아이와 함께 침대 밑의 매트에서 잠을 청하며 아이가 깨는 순간이면 바로 달래서 다시 재우는 수고를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아이가 울지 못하게 제압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언제까지 그럴 수 없어 이제는 우리도 수면 교육을 해보기로 했다. 아이가 잠에서 깨어 울더라도 바로 달래지 않고 어느 정도 혼자 진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미국식 수면 교육법’이다.


아이는 침대 아래서, 우리 부부는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베개에 머리가 닿으면 바로 자는 스타일인 나는 오늘 왠지 잠이 잘 들지 않았다.


그렇게 뒤척이고 있는데 아이가 울기 시작했고, 우리는 달래지 않기로  보았다. 그렇게 울다 그치다를 반복, 1시간이 흘렀나 모르겠다. 내가 먼저 견디지 못하고 아이를 달래러 내려간다. 버거형들 참 대단하네.


17개월이 된 우리 아이는 웬만한 말은 제법 알아들으며 짧은 ‘응!’ 한 글자이지만 그 작은 손가락을 펴서 여기저기를 가리켜가며 웬만한 의사 표현도 해 내는 편이다.


웬일인지 오늘은  짧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도무지  우는지를   없다. 그러니 달래 지지도 않는다. 제발 그 짧은 한마디와 어딘가를 좀 가리켰으면 좋겠다. 이가 나는지, 배가 아픈지, 어디가 안 좋은지, 제발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


!


포기하고 아내가 침대 밑으로 내려오고 나는 출근을 위해 거실에서 잠을 청하러 나온다. 이제 4시간 후면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 한다.


거실에 있지만 아이 우는 소리와 아내의 짜증 섞인 말들이 생생하게 들려온다. 불도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고 물을 마시러 나왔다 들어가기도 한다.  모습을 보며 들으며 잠을 청해 보지만 잠이  없다. 어서 안방의  전쟁이 끝나기만 바라고 있을 .




어차피 잠은    같아 글을 쓰고 있다. 안방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조용해지고 불도 꺼졌다.


아직도 아이가 태어나 처음 내 품에 안겼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우리 부부에게 찾아온 큰 선물이었다.


아이를 갖기로  선택은 우리가  선택이고, 아이의 선택은 아니다. 육아로 힘들   번씩 아이를 갖기로  결정이 그 선택이 후회가 되기도 한다. 내색은  하지만 아내도 그럴 때가 있는  같다.


육아로 힘이 드는 순간이면 나는 아이가 내 품에 들어왔던 그날을,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보곤 한다.


그날의 감정으로 힘든 기운을 날려버릴  있다. 아이는 우리에게 가장  선물이니깐.


아무튼 나는 4시간 뒤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 한다. 아이를 처음 품에 안은 그 감정을 떠올리며 잠을 청해 보고자 한다.


그게 아빠니까

그리고 내가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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