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는 출근 해 있다~
우리 세대에서 잘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주 6일제가 아닐까 싶다. (저도 자칭 MZ 세대입니다.)
어릴 적 바라본 아버지의 모습은 토요일까지도 출근을 했으며 일요일에는 항상 침대에 누워만 계셨던 것 같다.
주말에는 항상 본인의 피로를 푸는 것에 집중하셨으며,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는 못하셨다. 그래야만 다음 주를 직장에서 다시 버텨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세대의 아버지들은 IMF를 온몸으로 겪으며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2-3명이 하던 일을 혼자서 묵묵히 해 나가시며, 그렇게 직장 자리를 지켜 냈고 가정을 지켜냈다.
그럼에도 지금은 사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주 5일제가 도입된지도 제법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입사 이후 꽤 오랜 시간을 주말 특근과 함께 했다.
사실 총각인 나는 주말에 특근비를 받으며 근무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젊었을 때 몸뚱이 굴려가며 일해서 돈을 모은다는 생각이 강했다.
특히나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하던 나로서는 주말에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특별히 챙겨야 할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꼰대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대부분 꼰대들은 가정이 있고 자식들이 있다.
그럼에도 매주 주말에는 회사에 나왔다. 일이 바빠 보이지 않았는데 회사에 나와서 앉아 계셨다.
토요일은 기본이고, 일요일에도 회사에 나와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분들도 제법 많았다.
그들은 회사에 나와 있는 것이 집에 있는 것보다 편하다고 하셨다.
집에 있으면 뭐하노? 출근하면 에어컨도 나오고 인터넷도 되고 얼마나 좋노
네, 집에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주말에 제법 자주 출근을 했지만 꼭 쉬고 싶거나 고향에 일이 있는 날이면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런 날이면 항상 지역번호로 시작하는 회사 번호로 전화가 온다.
주말인데 잘 쉬고 있나?
내는 출근 해 있다.
회사 전화로 전화가 오니 출근해 있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항상 본인이 출근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정작 본론으로 들어가 용건을 말하면, 대부분 별 의미 없는 이야기들이며 항상 마지막 멘트는 정해져 있다.
그래, 월요일에 출근하면 이야기하자~
이 한마디를 위해 주말에 꼭 전화를 해야 하는 것인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꼭 쉬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전화를 받고 나면 주말에 일 생각이 머리에 남아 온전히 휴식의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꼰대들에게 일이란 그런 의미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원이 더 일을 잘하는 직원이며,
남들 쉴 때 출근해서 자리를 지키며, 회사에 충성하는 직원이 더 좋은 직원이며,
바쁜 일이 있으면 주말도 반납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배웠으며 그런 현실을 겪으며 직장을 지켜나간 것이다.
사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가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들의 노력 덕에 우리는 IMF에서 빠른 속도로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당시의 업무량과 업무 시간이 표준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주 5일제를 하면 나라 망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불과 20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제는 주 4일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는 주 4일제가 시범 도입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지금의 우리 사회는 워크, 라이프 그 두 가지의 발란스를 원하고 있다.
지금 시대의 젊은 청년들은 돈 조금 덜 받더라도 워라밸이 좋은 직장을 선호한다.
더 이상 주말 특근을 강요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다.
주말은 개인의 삶에게 돌려보내 줍시다.
일과 삶은 밸런스를 유지할 때 가장 아름다운 것 아니겠습니까?
이러면 곤란해요 꼰대 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