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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부지 Oct 17. 2022

카카오가 먹통이 되니 세상이 조용해졌다

카카오 공화국의 최후

나는 아내에게 우스갯소리로 한 번씩 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카카오 공화국이 될 것이야


정말 그도 그런 것이 우리 삶에 카카오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들이 매우 깊숙이 침투해 있다.


지난 주말 우리는 서버 문제로 인해 카카오가 없는 삶을 경험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 멈추자, 나의 세상이 조용해졌다.


사실 다른 서비스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기사와 뉴스를 접하기는 했으나, 카카오톡 말고는 주말에 별도로 쓰는 서비스가 없었던 내게는 고요 그 자체였다.




퇴근을 하거나 주말과 같이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는 폰을 의도적으로 잘 보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가 폰을 보지 않아야 아이 또한 불필요한 미디어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원래 폰을 잘 보지 않는 아내와는 달리 내게는 조금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나도 적응이 되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폰을 잘 보지는 않는 편이다.


최근에 재테크 공부랍시고 많은 단톡방에 들어가 일부는 눈팅을, 일부는 참여를 하고 있다.


폰을 멀리 하고는 있지만 한 번씩 울리는 진동은 나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대부분 광고이겠지만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 아닐까.


그런 광고나 나를 찾는 진동이 일절 오지 않자, 세상이 조용해졌다.


가끔 블로그 댓글만 확인할 뿐이었다.


지난 주말 카카오가 없는 그 순간, 과연 이게 올바른 삶이 맞는가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삐삐나 시티폰을 쓰던 시절에 비하면 소통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인해 우리는 소통에 너무 목매달게 된 것은 아닐까 고민해 봤다.


한 번씩은 낮잠을 청할 때 일부러 폰을 밖에 두고 몸만 방으로 향한 적이 있다.


스마트 폰이 내 근처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나의 온전한 휴식을 방해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스마트 폰이 멀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휴식에 오롯이 빠져 들 수 있다.


24시간 끊이지 않고 울리는 스마트 폰에서 멀어지자 가족에게 더욱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일부는 카카오톡을 떠나 라인으로 가자는 등의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정말로 중요한 순간에는 스마트 폰을 잠시 꺼두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함께 있는 순간에 더욱 집중하여 시간을 보낼 수 있지는 않을까.


카카오톡이 멈추자, 일상이 다르게 보였던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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