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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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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부지 Nov 28. 2022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지

아이와 놀아주며 어른들의 룰을 따라갔다

20개월 아이가 아빠 가라! 를 외치며 아빠를 거부하는 과정 중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아빠의 노력을 연재하는 매거진입니다.




우리 아이는 엄마를 엄청 찾는다.


예전에는 낯가림이 있어서 엄마를 찾았다면 지금은 조금 다른 의미에서 엄마를 찾는 것 같다.


엄마랑 노는 게 제일 재미있어


아무래도 나와 노는 것보다 엄마랑 노는 것이 더 신나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가 놀아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영혼을 갈아서 신명 나게 놀아준다.


특이점을 찾자면 내 생각에는 크게 두 가지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놀이 방법

과한 리액션


지난 주말은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엄마와 노느라 바빠 나는 소외당하기 일쑤였는데, 엄마가 씻으러 들어간 시간 30분가량은 나만의 무대다.


나만의 무대가 찾아왔을 때 반전을 일으켜야 한다.


아이에게 요즘 자주 노는 숨바꼭질을 제안하자 아이는 곧바로 벽으로 달려갔다.


하나! 둘! 셋! 아빠 다 숨었다!


아이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보통 나는 문을 열고 문 뒤쪽 공간에 숨는데 사실 아이 입장에서 잘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너무 내 눈높이에 맞춰서 놀이를 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다 방법을 바꾸었다.


다시 아빠 숨을게! 를 외치자 아이는 벽을 향해 달려갔고, 숫자를 외치며 바로 기둥 하나 코너를 돌아서 쪼그린 채 엎드려서 손으로 눈만 가리고 “아빠 다 숨었다!”를 외쳤다.


다다다다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뛰어 올 때 장판을 달리는 소리를 좋아합니다. 너무 귀여웡)


아이가 오는 것이 느껴졌고, 내 등을 툭 쳤다.


아이코 깜짝이야!


큰 소리를 내며 뒤집어엎으며 과한 액션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깔깔깔 웃으며 너무나 좋아했다.


다시 하자고 하니 또 곧바로 벽을 향한다.


동일하게 잘 보이는 곳에서 이불속에 머리만 넣는다던지, 눈만 가리며 숨은 척을 하자 굉장히 좋아했다.


생각해보면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정말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놀아주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어른의 수준에서 숨바꼭질을 하니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아이의 기준은 내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면 나는 숨은 것인데, 몸을 전체 다 숨긴 아빠가 재미있을 리 없다.




책을 읽어줄 때도 많은 아빠들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주는 것이다.


아이의 수준에서는 겨우 그림을 따라가며 그림을 보는데 책 내용을 읽어주니 집중이 될 리 없다.


간단히 그림을 보여주고, ‘토끼가 놀라고 있네~?’ 정도의 수준으로 읽어주는 것을 아이는 가장 좋아한다.


지난 주말을 통해서 또 하나를 배웠다.


아이와 놀아주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는 것이 가장 잘 놀아주는 것이라는 걸.


이걸 이제 깨달으니 아내한테 욕을 먹는 것이고요.


이것이 아이들의 숨바꼭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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