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 창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아부지 Jun 07. 2023

우리는 왜 범죄도시에 열광하는가?

지난 금요일 볼일을 보느라 아이를 처갓집에 맡겼다. 볼일이 끝나고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웬일로 처갓집에 자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내에게 긴밀한 눈빛을 보냈고, 아이가 방에서 외할머니와 노는 사이 아이와 처갓집을 빠져나왔다.​


아이가 할머니 집에서 자는 일이 생길 때마다 우리 부부는 아이와 함께 있을 때 하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주 금요일의 선택은 영화관 방문이었다.


범죄 도시 1, 2를 워낙 재미있게 봤던 터라 범죄 도시 3 개봉 소식이 들림과 동시에 아내가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기에 다른 고민 없이 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래간만에 찾은 영화관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접어들었기에 더 이상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꺼릴 이유가 없는 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금요일 저녁 9시 30분의 영화관 100여 석은 거의 매진이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서 자리에 앉았다.



범죄 도시의 매력


2017년 처음 범죄 도시가 개봉했다. 첫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만 해도 당대의 굉장히 잔인했었던 사건을 다루었기에 청소년 관람불가로 개봉되었다.


실제 사건을 다루기도 했었고 사건의 죄질이 살인을 포함하는 등 굉장히 잔인했었음에도 중간중간 섞여 있는 코믹 요소 덕분일까, 굉장한 인기몰이를 했었다. 마동석이라는 거대한 인물이 가지는 캐릭터의 특색 또한 영화의 인기에 큰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임에도 68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역대 흥행 3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그렇게 범죄 도시는 굉장히 성공한 영화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범죄 도시 2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이 되지만 전작의 한계였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의식이라도 한 것일까, 15세 이상 관람가로 2022년 개봉하게 된다.


전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은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범죄 도시 2의 인기는 전작을 훨씬 뛰어넘었다. 전작이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한계가 있었다면 후속작은 15세 이상 관람가였기에 1,2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 수 기준 역대 14위를 기록하게 된다.


그렇게 1년여 시간 만에 개봉한 범죄 도시 3.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또 한 번 큰 흥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코로나 엔데믹까지 더해져서 그 흥행 기록이 더욱 기대된다.


초롱이 고규필님 인스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지만 마동석이라는 캐릭터, 그리고 잘생기고 매력적인 범인들까지 출연하기에 범죄 도시라는 영화가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특히나 범죄 도시 2부터는 마동석을 돕는 조력자로 등장하는 배우 ‘박지환’, ‘고규필’ 등이 선보이는 코믹 연기 또한 일품이니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반전 따위 없는 전개


영화를 관람함에 있어서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 중 하나가 아마도 ‘반전’일 것이다.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다가 갑자기 등장하는 반전 내용에 소름이 끼쳐본 경험은 아마도 모두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영화들이 이러한 반전을 통해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게 마련이다.

범죄 도시를 관람하러 가는 관객이라면 아무도 이러한 반전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악질의 범죄자가 등장하고, 우리 동석이 형이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중간중간 마동석에게 위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범인들의 다구리에 흠씬 두들겨 맞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 마동석은 일어날 것이고 범인을 때려잡을 것이란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백만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 반전 따위는 없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범죄 도시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아무런 생각 없이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시원한 액션이 있기 때문이다.

마동석의 주먹 한방에 범인들은 날아다니고 기절한다. 다른 주인공의 주먹이라면 ‘뭘 또 저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마동석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 되어버린다.

특별한 매력은 없지만, 등장인물들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그것이 범죄 도시라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영웅 심리


반전의 매력조차 없는 이런 범죄 도시에 우리가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우리에게는 영웅이란 존재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인기몰이를 하는 영화들은 결국은 ‘영웅물’이 대부분이다. 사회의 문제를, 역사적인 사건들을 영웅이 등장해서 해결해 주는 류의 영화라는 의미다.


결국은 대리만족이 아닐까. 우리가 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 나서지 못하는 일들을 해결해 주는 영웅, 그러한 영웅들을 보면 우리는 열광한다.​


뉴스에 들려오는 수많은 기상천외한 범죄자들의 소식. 그러한 소식을 들으면 시민들은 분노한다. 범죄자들의 죄질이 악해서 화가 나는 것도 있지만, 일반 시민으로써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더욱 분노한다.

영화에서는 우리들의 분노를 주인공들이 대신 해결해 준다. 특히나 마동석의 어마 무시한 파워는 범죄자들을 속 시원히 소탕해 주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펼쳐지는 액션에 속 시원하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마동석의 주먹이 한방 한방 꽂힐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했다. 이것이 바로 영화 범죄 도시의 매력이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범죄 도시라는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재능이 없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