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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부지 Mar 29. 2023

재능이 없어요

꾸준함이 재능인가요?

재능이 없다.


어느 분야의 무엇을 하든 내가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특히나 운동을 하다 보면 더욱 격하게 느껴졌다.


친구들 중에는 ‘운동 신경’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 친구들이 있었다. 이런 친구들은 무슨 운동을 하든 몇 번 해보지 않아도 중간 이상을 한다. 아니, 오히려 가장 잘한다.


부모님은 나의 재능을 찾아주길 원하셨나 보다.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재능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다 해봤다. 볼링도, 수영도, 테니스도, 태권도도, 탁구도 배워 봤다.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배워봤다.


뭐든 빨리 시작을 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곧 운동 신경이 있는 친구들에게, 그리고 재능이 있는 친구들에게 따라 잡히기 일쑤였다. 나에게는 없는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항상 있었다.


그렇기에 살아오면서 어느 분야에서 특출 난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리고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언제나 부러웠다.  


말 그대로 ‘평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딱 평균인 삶, 그게 나였다.


가끔은 부모님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다. 왜 나에게는 어떠한 재능도 물려주지 않았을까.




최근 몇 가지를 접하면서, 그리고 글쓰기를 하면서 느껴지는 사실이 하나 있다. 내게는 ‘꾸준함’ 그리고 ‘끈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글쓰기를 시작한 지는 1년 반이 조금 넘은 듯하다. 나의 글쓰기의 Main은 블로그이고, 하루에 하나의 포스팅을 올린 지가 500일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오히려 하루에 2개씩의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글쓰기조차도 사실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블로거들을 보면 시작한 지 수개월만에 수 천명을 넘어 수 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다. 글쓰기의 재능으로.


그에 비해 1년 반이 지난 나의 블로그는 여전히 일 방문자 200명 수준이다. 브런치는 더욱 초라하다.


그럼에도 블로그는 ‘끈기’를 갖고 꾸준히 계속 써 오고 있다. 처음 글을 올렸을 때 일 방문자가 10명도 안됬던 것에 비하면 20배를 성장한 샘이다. 느리지만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언제 어떤 계기로 구한 책인지 모르지만 집 서제의 책장 한 구석에 꽂혀 있는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 (Grit)을 읽었다.


재능 x 노력 = 기술

기술 x 노력 = 성취


저자는 상기와 같이 노력의 중요성을 말한다.


위의 공식을 풀어써 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재능 x 노력 x 노력 = 성취


즉 성취는 노력의 제곱에 비례하는 것이다.


그릿의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는 재능보다 더 큰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바로 ‘끈기와 열정, 그릿’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믿음을 다시 믿는다.


그래야지 재능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나와 같은 사람에게도 희망이 생길 것이 아니겠는가.


특히나 우리는 끈기로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법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정말 몰입해서 봤던 드라마 ‘더 글로리’의 악역 박연진 역할을 소화한 임지연 배우님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스스로 ’ 타고난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더 절실하게 끈기 있게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특히나 연기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을 정도로 끈기와 열정을 갖고 연기에 임했다.


그런 끈기와 열정, 그릿이 있었기에 지금의 임지연 배우가 있는 것 아닐까.


재능을 이기는 것은 끈기와 열정이다


재능을 가진 자를 이길 방법은 끈기와 열정 밖에 없다.


재능을 가진 자보다 더 노력하는 방법만이 그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찌 보면 부모님은 나에게 아무런 재능도 물려주지 않았지만, ‘꾸준함’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주신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것은 몰라도 꾸준히 무엇인가를 해 나가는 것은 내가 정말 잘하는 분야다.


게임을 해도 실력으로 남을 이기는 게임보다 꾸준히 혼자서 사냥을 하며 레벨 업 해 나가는 게임을 더 잘했다.


대학 시절에는 가장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를 했으며, 누구보다 일찍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모두가 포기한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앉아서 풀어냈으며 해설지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었다.


지금껏 살아오며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꾸준함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더 꾸준히 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꾸준함이 재능이라면, 나는 꾸준함이라는 재능을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이다.


꾸준함으로 승부해 보자.


그것이 나의 방식이고, 나만의 재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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