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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도 색깔이 있다면.

미리 쓰는 편지

by 파파케어


세연아

아빠와 결혼하고 싶은 너의 마음은 잘 알지만,

그럼 누구랑 결혼하게 될지

알려달라 재촉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지만,

사실 세상 누구보다 궁금해하는 사람은 바로 아빠일 거야.


결혼한다는 건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오늘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내자는 약속이란다.


사람은

행복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다 달라.

밥 세끼 다 먹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내 몫을 떼어내 나누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참 힘들었던 하루에도

감사의 이유를 찾아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가난한 식탁을

꽃 한 송이로도 꾸미고 미소짓기도 하는게 사람이란다.


하지만

둘이 살아가다 보면

나의 한마디 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하고,

함께 추는 춤이기에 혼자 힘으로는 멈추기 어렵고,

상대방이 느꼈던 하루는 나에게도 외면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온단다.

막상 그 사람으로 인해 앞으로 추구할

행복의 색깔 혹은 향기가 많이 달라지지.

행복은 자신이 만들지만

행복의 색깔은 함께 만들어 간단다.


아빠는 네가 어떤 삶 속에서도

아름다운 열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


하지만 또한

너와 함께 할 사람이..


자신에게 먼저 진실한 사람인지,

상대반의 속도를 배려해주는 사람인지,

삶에 고난의 흔적이 있는지,

그의 시선이 창조주를 향해있는지...


너 스스로 알아볼 수 있기를 바래.


지금이 아직

너와 아빠의 시간이라는 게 참 다행이야.

너와의 이 시간들이

한순간도 허투루 쓰이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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