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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물꼬기 Apr 15. 2023

유일하게 이름이 아니신 분? 맞죠?

그랬다.


난 처음으로 책 펀딩에 참여했다. 책 펀딩은 독서활성화와 기부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다.

펀딩을 하면 후원자 명단이 공개된다. 난 사실 이점이 맘에 들었다. 나 자신을 알리고 싶었다.  


성공했다.


유일하게 이름이 아닌 사람 "파파도서관"  그렇게

펀딩 명당에 등록되었다.


4월 14일 금 오후 7시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펀딩에 참여한 214명을 초대한 것이다.

장소는 "홍대 다리 소극장"  

홍대는 뜨거운 청춘의 거리 아닌가? 나 같은 노인이 그곳에 서 있을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젊음을 느끼고 싶었고 무엇보다 북콘서트가 궁금했다.

콘서트 하니까 저자분께서 노래하시는 게 아닐까?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도 했다.



현장에 도착했다.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바꾼다"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조심스럽게 북콘서트 장에 입장했다.

 

와... 감미로운 Jazz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온기로 인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졌다.

이런 곳이구나~ 노래할 분위기는 아니구나 ~  


드디어 작가님이 나오셨다. 경주에서 강연을 마치고

바로 올라오시느라 식사도 못했다고 하셨다.

김용섭 작가님을 처음 만났다.  말투와 행동, 질문과대답, PT내용, 위트와 소통 그리고 예리한 인사이트

놀라웠다. 부드러운 자신감이 느껴졌다. 오랜 내공으로 어떤 질문이 와도 훌륭한 질문으로 만들어 버리는 답변은 실로 놀라웠다.


잠시 후 큰 스크린에 내 이름을 보여주셨다. 파파도서관...

편집자는 많이 당황했으리라...


"정말 특이한 분이군. 이름 석자 오와 열을 다 정열 했는데... 파파도서관 다섯 자라... 펀딩 했으니 안 넣을 수도 없고.. "


결국 맨 우측에 넣어주셨다. 감사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북콘서트는 저자님의 위트와 놀라운 언변으로 순삭 되었다.

난 점점 빠져들었다. 북콘서트가 이런 곳이란 말인가? 나도 모르게 저자님 책을 장바구니에 마구 담고 있었다.

그렇게 난 찐팬이되었다.


주옥같은 가르침이 많았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음식은 먹어봐야 맛을 안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고 느껴보는 게 진짜 공부다. 젋었을 때 많은 여행 경험을 해라.

슈퍼리치들은 여행과 다양한 경험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쓴다고 한다.


드디어 대망의 순간이다.  사인회가 시작되었다. 청중들은 빨리 사인을 받기 위해 너도나도 뛰쳐나가고있었다.

난 좀 게으른 편이라 천천히 갔다.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빨간불로 바뀌려고 하는 순간에도 항상 난 다음 신호등을 기다린다. 그렇게 느긋하게 내 순서를 기다렸다.  드디어 내 순서가 돌아왔다.


떨리는 손으로 작가님께 책을 드리며  "저 ....파파도서관 입니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작가님은 내 얼굴을 한번 쓰윽 ~ 보시고 흐뭇하게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 ~ 유일하게 이름이 아니신 분? 맞죠? ^^"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 누군가 내 이름을 써주는 것! 누군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것! 이

이렇게 소중하고 행복한 느낌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작가님 싸인 감사합니다."

   


나도 훗날 웃으면서 이름을 적어주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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