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무개 Apr 18. 2024

퇴사만세

퇴사 결심과 실행은 생각보다 그리 장엄하지도 웅장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는 걸 나는 여덟 번의 퇴사를 하며 일찍 배웠다.

큰 책임감도 없고 역으로 갑질도 가능한 아르바이트만 열심히 해도 웬만한 급여 노동자들 만치는 벌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나니 월급의 의미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급여란 단지 노동을 한 대가였다. 심플하다.


책상에 앉아 고고하지만 정신노동을 하며 버티면 '조금' 더 받았고, 몸 힘들지만 마이웨이로 살면 '조금' 덜 받았다.


노동의 신성함을 설파하는 이들이 있지만... 나도 한때는 그랬지만... 노동의 의미를 찾아 이곳저곳 떠돌다 결국 암전 같은 고요의 끝엔 저 구석에 웅크린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나는 무엇을 좋아했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지?

여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먹고사는 게 알바나 월급쟁이나 큰 차이 없다면... 계속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벌어먹고 살아야만 한다면 되도록이면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과 다짐을 했다.


잘 됐을까?

아직 모르겠다.

삼겹살 먹다가 한우 먹고, 집과 차는 커졌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여덟 번째 퇴사가 나의 마지막 퇴사라 생각했지만 앞으로도 내게 퇴사가 몇 번 더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내겐 여전히 기회가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단 창업 4년.

일단 위대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위대한 매출이 아닌 위대한 회사다.


그리고 언젠가 아홉 번째 퇴사와 열 번째 입사를 꿈꾼다. 난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꿈 많은 아이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