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영어, 중국어 수업 수강권 만료일이 다가오고,

by 훈남아빠

아찔할 정도로 작년과 흡사한 모습에, 이 기시감, 이 익숙한 긴장감에 몸서리가 쳐졌다. 사람은 항상 시작할 때 마음이 영원할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연초가 되면 '새해 버프'까지 받아서 그런 마음은 몇 배로 증폭이 된다. 나 역시도 긴 시간 나와 함께 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나를 잘 몰랐던 거 같다. 과감하게 1년 치 수강권을 왕창 질러 놓고 이제 수강권 만료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나는 연초에 내가 이용하는 전화 영어, 전화 중국어 앱에서 이벤트로 수강권을 구입했다. 그래서 구입한 수강권의 90%를 완강하면 추가로 수강권을 받는다. 연초부터 해서 내가 몇 번의 수업을 했는지 세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그래프는 작년에 봤던 그래프와 완전히 겹쳐 보였다. 연초에는 열심히 달리다가 4월 즈음되면 주춤해진다. 봄바람에 내 마음도 한 껏 들뜨나 보다.

tempImageARSepr.heic 수업을 몇 번을 빼먹은 건지.. 유혹의 봄바람

너무 띄엄띄엄 수업을 하다가 스스로도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각성하고 6-7월 정도까지는 또 바짝 열심히 수강을 한다. 여름이 된다. 덥다. 휴가를 간다. 거기에 9월에는 추석 연휴까지 있다. 8-9월은 다시 심하게 주춤한다. 10월부터 열심히 달린다. 11월 절정을 찍는다. 12월 조금 지치지만 이제는 방법이 없다. 1월이면 수강권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12월 연말에 느꼈던 그 긴장감. 하루하루 남은 날을 계산하며, '하루에 몇 개를 들을 수 있을까!?' 하던 그 걱정과 떨림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아.. 정말 사람은 변하질 않는구나' 잠시 한숨이 나왔으나 한숨도 일단 수강을 다 완료한 다음으로 미뤄야 할 판이다.


내가 사용하는 앱은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내가 원하는 선생님을 내가 직접 골라서 그때 그때 예약을 하는 시스템이다. 밤 12시가 지나면 1주일 후 수업이 오픈이 된다. 인기 있는 선생님들은 수업이 빠르게 마감이 되므로, 치열하게 예약을 잡아야 했다. 그런데 내가 굉장히 위안을 얻었던 부분은, 다른 많은 사람들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이다. 8월 9월 즈음해서는 인기 있는 선생님이고 인기 없는 선생님이고 상관없이 예약하기가 너무 쉬웠다. 수업 예약을 깜박하고 있다가 '아 내일 전화 영어, 전화 중국어 하면 좋은데 까먹고 있었네?' 하고 부랴부랴 앱을 켜면 인기 선생님의 바로 다음날 수업도 예약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해보니 다행히 하루에도 몇 개씩 수업을 소화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나는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하기 때문에 좀 부담이 되었다. 그런데 12월이 되자 그냥 모든 선생님들의 수업이 다 순식간에 마감되어서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아직 수업까지 며칠이 남아 있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한 두 분 빼고는 수업이 전부 마감되기도 했다. 전화 영어를 하다가 '아니 왜 이렇게 예약하기가 힘들어요 다들 저 같은가 봐요' 하고 얘기했더니 선생님은 웃으며 바로 전날 어떤 학생은 자신과 7개의 수업을 연속으로 했다고 했다. 자기도 7개 연속으로 같은 학생과 수업 해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다들 핸드폰이나 노트북 앞에서 밤 12시에 손가락을 부들거리며 '나 수업 풀로 예약 못하면 이벤트 성공 못한다고!!'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는 상상을 하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고생이 많으시네요. 얼마 안 남았어요 할 수 있어요!" 하고 토닥이며 덕담을 주고받고 싶은 그런 기분. 추워진 날씨에 괜스레 홀로 떨어진 섬 같다는 생각을 하고 살다가, 이렇게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수업을 예약하는 상황에서 알 수 없는 따듯함이 그득 올라온다. 당신들 덕분에 연말에 춥지가 않네요. 우리..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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