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란
육아를 하며 시간을 확보한다는 건 꽤 전략적 계산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아이가 있는 집은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많음을 말한다. 단순히 보이는 일만 끝낸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보이는 일’과 ‘보이지 않는 일’들을 모두 끝내야 진정한 하루의 끝이라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식재료를 채워 놓는다던가, 계절 옷을 정리한다던가, 삼시 세끼 메뉴를 고민하는 일 등 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나의 시간을 갖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20대 때에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그만큼 목표도 많았다. 우리는 안다. 목표가 많으면, 실패할 확률도 많다는걸. 40대가 되고 나서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그리 많지 않다. 그리 많지 않다기 보다 무엇을 원하는지 더 명확해진 듯하다. 일과 육아를 하며 자아실현까지 하기 위해서는 간소화가 필요하다. 진짜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읽고, 쓰고, 말하기가 나의 자아실현의 목표다. 좋은 책을 읽어 흔들림 없는 나를 만들고, 깨달음을 글로 써 남들에게 좋은 책 한 권 남기는 일. 그리고 본업으로 돌아가 나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학부모에게 전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는 일이다.
자아실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분명 나 스스로 고민하고,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짧은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 적 여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탐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부모들은 시간을 갖는 일이란 게 쉽지 않다. 결국 시간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돌고 돌아 새벽 시간에 자리한다. 새벽은 집이 가장 고요한 시간이다. 가족들은 꿈나라이며, 밖은 어둠이다. 어둠 속에 책상 스탠드 불빛은 환하다. 나의 마음이다. 작은 기대와 희망, 소망을 품고 책상에 앉아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책을 조금 읽고, 글을 쓴다.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둘러앉아 진실게임하듯 하얀 화면에 솔직한 마음을 담아 글을 쓴다. 마음에 안 들어도 멈출 수 없다. 이 또한 목표를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손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이든 변수가 존재한다. 전날 아이와 함께한 여행, 집들이, 무리한 업무로 인하여 아침에 일어날 에너지를 빼앗긴다. 나에게 가장 거대한 적인 잠과 피로에게 시간을 빼앗긴다. 세상에 부지런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지독한 사람들도 많다. “잠과 피로는 나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라는 마음으로 새벽 4시 불을 밝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난 그렇지 못한다. 그럴 땐 좌절할 필요가 없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된다. 조금 유연해도 괜찮다. 멈추는 게 문제지, 쉬어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스스로 쉼에 대해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새벽에 일어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내일 새벽에는 책상 앞에 앉아 있을 테니까. 쉼에 대해 부담을 갖지 말자. 쉼이 필요하다. 쉼에 또 다른 길이 생긴다. 생각이 싹튼다. 충분히 쉬어야 충분히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다. 육아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시간은 중요하다. 새벽시간 참 소중하다. 시간만큼 소중한 건 쉼이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자는 거야말로 자기 시간을 갖기 위한 준비 시간이다. 조금 푹 자고 나니 정신이 맑아진다. 새벽에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책상에 불을 밝혀본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
https://www.threads.com/@paparanger_?igshid=NTc4MTIwNjQ2Y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