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어른을 춤추게 한다.

칭찬 도장 꾹 !

by 파파레인저

딸이 어린이집을 처음 다닐 때의 일이다. 꼬박 30개월 정도를 아빠, 엄마와 함께 하다가 이사를 하며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다. 여기서 잠깐, 어린이집을 가고 싶다고 누구나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 내가 가고 싶은 어린이집은 더욱이 그렇다. 뉴스에서 어린이집에 아이가 없어서 문을 닫는 일이 많다지만, 막상 보내려니 보내고 싶은 곳은 다 비슷한가 보다. 당시 딸은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울었다. 아빠, 엄마와 헤어지는 게 어찌나 싫은지 어린이집이 떠나가라 울었다. 어린이집 입구에서 딸이 울면, 원감 선생님, 담당 선생님, 보조 선생님까지 … 가끔 원장 선생님도 나와서 “서윤이 왔구나~!!” 하며 맞아주셨다. 울고불고 들어간 딸이 하원을 하며 가장 먼저 내민 건 손등 위에 찍힌 칭찬 도장이었다. 처음 받았던 오른 손등에 찍힌 칭찬 도장은 물에 닿을라 금이야 옥이야 하며 하루를 보존해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아이나, 어른이나 칭찬에 약하다. 아이와 어른 중 칭찬에 더 약한 사람이 누굴까? 생각을 해보면 오히려 어른이 약하다. 아이들은 칭찬받을 일이 많다. 특히 학업을 시작한 아이들은 학교, 학원에서 동기부여를 위한 칭찬을 더러 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어디서 칭찬을 받을까? 수학 문제를 푼다고 칭찬받지 않는다. 양말을 빨래통 넣는다 한들 칭찬받을 일이 없다. 그리하여 셀프 칭찬, 나비 자세(?)로 스스로를 칭찬하기까지 한다. 토닥토닥. 남들에게 칭찬받을 생각하지 말고, 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 주라는 의미다.


처음 글을 쓸 때 꾸준히 써 내려가는 게 참 어려웠다. 특히 나의 글이 일기인가, 글인가, 무엇인가 고민될 때 더욱이 그랬다. 하루 쓰고, 고통 속에 하루를 살고, 하루 쓰고, 지옥에 다녀왔다. 그만큼 나의 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의미를 찾지 못했다. 매일 글쓰기를 하려고 다짐했지만, 흐지부지한 경우가 많았다. 그때 딸이 받았던 칭찬 도장을 떠올렸다. “나에게 칭찬 도장을 찍어주자!” 책상에 있던 작은 달력에 13,000원짜리 초록 별 모양 도장을 샀다. 다이소에서 파는 저렴한 도장으로 칭찬받고 싶지 않았다. 매일 목표로 하는 글쓰기와 운동을 했을 때 도장을 찍었다. 글은 긴 글, 짧은 글할 거 없이 쓴 날은 별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운동을 한 날은 하트 도장을 찍었다. 작년 9월 말부터 글을 쓰며 달력에 빼곡히 도장이 찍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 책상 위에 떴다. 낮, 밤 가리지 않고 별이 반짝였다. 칭찬 별이 가득한 달력을 찍어 여기저기 자랑했다. 주변 반응은 뜨뜻미지근했지만, 뭐 어때. 손등에 받은 칭찬 도장을 보물처럼 여기며 지냈던 딸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칭찬은 아이를 망친다고도 한다. 요즘은 의미 없는 칭찬을 피하려는 부모들도 많다. 결과에 대한 칭찬 보다, 과정에 대한 칭찬이 중요하다. 아이가 노력한 그 순간들이 결과보다 중요하다. 우리에게도 그렇다. 글을 쓰며 바뀐 건 크게 없다. 글을 쓰고, 안 쓰고의 차이뿐? 하지만 오랫동안 글을 쓰려고 노력하다 보니, 삶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칭찬 도장 덕분이다. 팍팍한 삶에서 소소한 칭찬과 도장 쾅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게 나 스스로여도 좋다. 달력 하나, 도장하나 사서 나를 위한 도장을 찍어주자. 하나 찍고, 두 개 찍고, 달력에 칭찬 도장이 늘어나다 보면 나는 전과 다른 내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13000원짜리 도장 !
더, 더, 더 찍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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