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알아주기
“불평은 남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터져 나온다.”
주말 내내 부모님 댁에서 조카와 딸,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혹시나 개인 시간이 날까 싶어 챙겨온 패드와 책은 가방 밖 구경도 못 했다.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수많은 역할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간다.
학원 원장, 아빠, 아들, 그리고 삼촌까지. 그 역할들에만 충실해도 하루는 금세 저문다.
바쁘게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정작 '나'라는 존재는 늘 후순위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책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다. 2026년의 첫 달을 차분히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하지만 현실은 조카 둘과 딸아이에게 포위된 채 한 시간째 ‘개구리 알 보드게임’에 매진 중이다.
아이들과 웃고 떠들면서도 머릿속으론 오후나 저녁쯤 나만의 시간이 날지 계산기를 두드린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여유가 생길 기미가 보이지 않자, 슬슬 불쾌한 감정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그 날 선 마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한다.
문득 자문해 본다. 이 불쾌함이 정말 ‘남의 잘못’ 때문일까? 찬찬히 들여다보면 상대에겐 잘못이 없다.
그저 내 마음이 스스로 만든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울 뿐이다.
“쓰으으읍, 하….” 크게 심호흡을 하며 흐트러진 마음을 살핀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잠시라도 들여다봐야 한다.
단 10분이라도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 스스로를 챙겨본다.
타인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면, 그만큼 나를 다독여줄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모든 평온함은 타인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