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식당 일이 무슨 어마어마하게 전문적인 직무였다거나, 대규모 업장에서 백만대군을 진두지휘했던 것은 아니다. 요식업계에 발을 담근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에 비하면 어린아이 장난에 불과하다. 그러나 1년밖에 안 된 그 시절 그 추억들이 벌써 가물가물해지려 하기에, 나 나름대로 알게 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또 까먹지 않도록 좀 써놓고자 한다. 이러다 50대에 치매 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자칭(?) 매니저로서 담당한 일들은 이러했다. (종류별로 써보겠다)
1. 서비스 제공
- 음식 밑 작업(소스 만들기, 초벌 튀김 등등)
- 주문 접수~음식 조리(이때 처음으로 POS기를 만져봤다)
- 스타벅스 음료 만들기(일부만)
- 클레임 대응(진상 고객은 딱 2번 봤다)
- 사후 관리(고객이랑 노가리 까기, 음식 맛있었는지 물어보기 등)
2. 재고 관리
- 식재료, 소모품, 과자랑 음료 주문(온라인, 오프라인 둘 다)
- 구매한 물품들 상하차(허리 나갈 뻔했다)
- 매월 재고 조사(이걸 아날로그로 하나하나 다 세고 있으니...)
- 알바가 과자 훔치나 안 훔치나 감시하기(야간 조를 절대로 믿어선 안 된다)
3. 인사 관리
- 알바생 출/퇴근 확인(자고 있는 놈 전화로 깨우기)
- 조퇴, 휴가 등 잡무 처리
- 면접, 채용, 교육, 인사 평가, 해고 진행/서류 처리
4. 재무 관리
- 시재 점검
- 은행에 돈 넣기(돈 들고 차에서 내려서 은행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순간이 제일 무서웠다)
5. 기타 관리
- 매일 청소 + 대청소(군대가 떠올랐다)
- 하수구 청소업체 부르기
- 항상 매주 랜덤하게 생기는 기계 고장 대응
보면 알겠지만, 동네 마트 알바생이 하는 일들 + 관리 업무까지 다 했다.
은근히 할 게 없어 보이면서도 뭔가 자꾸 할 일이 생겨서 하다 보면 시간이 다 지나가는, 알 수 없는 이 느낌.
현장직이라 그런 건지, 그냥 진짜로 할 게 많았던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음 글부터는 각 항목 순으로 어떻게 진행했는지, 뭘 했는지, 일어난 사건사고 등 하나하나 자세한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