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03 나에게
가을.
이즘에는.
어떻게 살고 있어야 했을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었던 걸까.
나쁜 시작도 아니었는데
어쩐지 나의 지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아니, 실은 살아오면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지도 않아.
아무 생각 없이 살아왔던 탓에 이곳인가 싶다.
소박하게 소소하게 담백하게.
걸림 없이 그렇게만 살고 싶었던 거냐면
그렇긴 했기에
할 말이 없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 앞에 주어지는 것들 중
가장 쉬운 것만을 선택해 온 결과니까
할 말이 없어야 하는데
이제와 내가 걸오온 길들을 돌아보며
조금 한심스러워하는 것.
괜찮은가...
나에게 바람이 있었던가.
나에게 목표가 있었던가.
나에게 뜻이 있었던가.
기분 내키는 대로 가장 쉬운 선택을 해가며 살아온 거니까.
기분이 좋지 않을 게 뭔가.
그래 놓고
겨우 정신을 차리자고 보니
정신을 차리려면 진즉에 차렸어야 했구나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것은 알지만
십 년 뒤 내가
오늘의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 줄 수 있는
그런 11월이 되어주길.
오십의 나에게 바란다.
나는 지금 살던 중 가장 부끄러운 중에 있고
또 살던 중 가장 행복을 느끼고 있고
또 살던 중 가장 덜 어리석어지고 싶은 중에 있다
이제 생각하지 않기 위해
일로 도망치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주어진 일들을 해내는 게 나에게 가능하다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나는 지금을 잘 보내고 싶다.
마음을 멈추고 지금을 돌봐야 한다.
십 년 뒤의 나에게
작은 오늘을 선물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