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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씨 Dec 07. 2023

너에게_너를 잊으면 어쩌지

2023 12 07 thu

너에게


이제 그런 나이잖아...

문득 너에 대한 기억을 하나라도 잃을까 두려워졌어.

이미 많은 걸 기억하지도 않는데

남은 기억들마저 잃을까 두려워.


너와의 기억 소중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는데

잊기 싫은데

나도 모르는 새 잊히고 있겠지...

내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줘.

너를 잊게 하지 마.

그러다 내가 너와의 일들이 정말 있었던 일이었나 의심하게 되면

얼른 너의 편지를 꺼내 보게 해 줘.

그것만이 네가 실재했다는 증거니까.

그래, 내가 널 잊는다는 건 불가능하지.

그러나 너는 요즘의 나처럼 나를 그리워하지 않길.

너를 그리워하는 나는 너무 아파서

네가 나처럼 아픈 건 싫어.

넌 이미 그때 충분히 괴로웠고 아팠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

미안하고 미안하고 가슴 아파.

이런 나를 네가 한심해하더라도

나는 너의 그 모습이라도 보고 싶단다.


밤새 모인 눈물로 아침에 얼굴을 씻고 나면 

이 얼굴로 너를 어떻게 보지 싶어서 또 눈물이 나.

행적도 모르는 너를 온 마음으로 찾지만

이 끝을 알 수 없어서

매일 무너지고 있지.

혼자만의 여행을 좋아한다던 너였으니까

세상 곳곳을 여행하고 있을까?

너는 여행의 어디쯤을 가고 있을까?


보고 싶고

네가 행복하길 바라고

네가 나에게 바래주었던 모든 걸 바라고 있어.


오늘도 울어서 미안하고

그런 중에도 잘 지내겠다고 약속할게.


2023 12 07 목요일


너의 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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