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1 23 화
너에게
잘 지내다가도 울고 울어.
몸의 70%가 물이라던데. 난 그게 다 눈물인지. ^^;
너에게 쪽지를 썼어. 쓸데없이.
나중에 네가 보고 마음 아파라 하다가
나중에 네가 보고 마음 아프면 안 되는데! 싶어.
나는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이렇게라도 너에게 쓰고 있어.
너를 아는. 우리 우정을 아는 친구들의 편지를 보고 당황하곤 해.
어떤 아이는 그냥 너와 잘 지내라는 말을 뜬금없이 하고
어떤 아이는 너를 만나러 가는 나를 야단치고 있어.
그래서 그 아이가 무척 궁금해.
자기를 시인이라 부르던. 깜찍한 그 아이가
내 생일 편지의 주인인 것 같아.
네 글씨인 줄 알았는데 그 친구 글씨 같기도 해.
조금 덜 악필이거든. ^^;
하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신기해.
나는 다 잊어버리고 싶긴 했지만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친구라니...
신기해. 기억에 남을 만한 편지도 종종 했던데.
나, 결국 ㅇㅇㅇ 문학관의 워크숍은 포기했어.
네가 기뻐할 것 같아서.
혹시 너와 만나게 된다면 거기도 좋을 것 같아서
무리해서 하겠다고 했는데. 포기했어.
재밌는 커리큘럼 짜뒀으니까 언제 기회가 되면
해볼 수 있겠지.
그걸 내려놓으니까 내가 너도 조금은 내려놓은 것 같아서
나도 이제 다 됐구나. 싶다가.
아니, 아직 힘내보자 하고 있어.
어젠 건강검진받았어. 너도 건강해야 해. 그래야 만나지.
점점 너를 만날 자신을 잃어가고 있어.
사실 그런 자신이 있었던 적은 없고.
너를 만나야만 했던 나에게서
다시 널 만나기 부끄러운 나로 퇴보하는 마음이야.
네가 보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지만.
너와 친구들에게서 받은 편지들을 네게 보여주며
웃고 울고 싶은데... ^^;
너는 싫은가 봐.
네가 옳아.
우리는 만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내가 너무 별로거든. ^^;
어쩌다 ㄱㅎㄷ까지 왔지만...
그게 우리를 부르는 어떤 싸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다 내 망상인가 봐. ^^;
못난 나라서 또 미안해지려고 해.
하지만 너도 나빠. 물론 너라고 확신 못하는 내가 더 나쁘지. ^^;
나의 한숨은 읽지 마. 잘 자.
2024 01 23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