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너에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씨 Jan 25. 2024

너에게_2000년에_넌 나의 무의식_2023년에도

2024 01 25 목

너에게


편지 상자를 정리하다(이건 과연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 ^^;)

2000년의 수첩을 발견했어. 

조금이라도 정리해 보려고 뒤적이다


너에게 쓴 메모를 발견했어.

나는 종종 너를 떠올리고 너에게 편지가 쓰고 싶었나 봐.

최근에도 그러했다는 거. 나의 인스타 피드를 거슬러 올라가다 깜짝 놀랐지.

2023년을 시작하며 뜬금없이 너에게 편지를 썼더라고 내가. ^^


2000년엔 이해인 수녀님의 <빈집>이라는 시를 옮겨적고


너한테 아직도 열쇠가 있어.

네가 준 네 열쇠를 나는 잃어버렸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걸 보고 싶어. 그게 다야.

어디서 건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라.

사랑해.


잊어버리는 것보다 내내 잊지 않고 마음에 두고

추운 날 조금, 더운 날 조금, 힘든 날 조금 꺼내서 입에 넣어 봐.


라고 썼더구나.


어차피 네가 보지 않을 거니까

대담하게도 사랑한다고도 했더구나. ^^;


그 수첩엔 아버지에게 쓴 원망의 글도 있었어.

내내 서로 사랑했지만

원망도 없지 않아서 아주 뼈아프게도 썼더구나.

몇 해 후 아버지를 잃게 될 줄도 모르고...


사랑은 그런 건가?


2000년엔 서른이었나 봐.

'서른의 무게'라고도 써 있었어.


오늘 난 우황청심환을 사 먹었어.

괜찮아야 하는데 괜찮다가

갑자기 놀라. ^^; 심장이.


사람들은 다 이러고들 살겠지.

나는 너무 약해 빠졌어.

강하려고 하다 보니. 기력을 다 썼던 걸까.


너의 답 없을 것 같아도...


잘 자.


2024 01 25 목


지현

매거진의 이전글 너에게_그 버스 장류장에서_너의 편지를 보기 전이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