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1 29 mon
너에게
그때는 물어보지 못했어.
궁금한 것 있었지만 사소한 것 하나 물어보기 조심스러웠어.
지금 내가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가 뭔지 알지?
나는 그때 너의 그 사람이 되어주지 못한 거지?
내 생각이 틀렸기를 바라.
내가 너에게
어떤 표정을 지었던
때로 너에게 들킨 그 냉정한 표정이야 말로
너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란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너에게 답장하지 않은 것.
너를 만날 수 없었던 것.
너를 실망시킨 모든 게
사실은 너를 좋아한 내 마음이란 걸.
너의 눈을 피하던 그 버스에서 조차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널 모른 척했어.
나는 그저 용기가 없었고
그저 부끄러웠을 뿐이야.
그게 나를 결국 이렇게 만들었어. ^^;
다른 건 다 몰라도 좋아.
다만 너를 그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사랑해 왔다는 거야.
좋아했고 아팠고
미안했고 미웠고(나를 놔버렸으니까. ^^)
그리웠고 네 앞에 다시는 나타나고 싶지 않았어.
(갈수록 못나졌으니까. ^^)
그런데 이제와 그 마음 변해서 미안해.
널 만나고 싶은 내 마음, 나도 무서워.
그러니 널 만나도 나는 기쁠 거고
널 만나지 못해도 나는 그것대로 다행일 거야.
다만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던 나를.
^^ 네가 알았으면 해.
너는 나의 고마운 사람이야.
그리고 내가 되어주지 못한 그분께
(화내면 안 돼. 나도 내가 '감히'라고 생각하니까.)
나의 깊은 감사를 전할게.
안녕, 잘 자.
나 내일 서울 나가. 잘 다녀오라고 해줘.
2024 01 29 월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