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1 목
너에게
너는 이제 잊었을지 모를 너의 약속들을 내가 간직하고 있어.
그리고 우리에게 흐른 강물 같은 시간들.
잊으려고 했고 잊기도 했던 시간들.
그러다 다시 되살아나 나를 휩쓸어간 시간들.
그리고 오늘. 아침.
비가 왔었나 봐.
베란다에서 내다보니 길이 짙어.
어쩌면 내일 인쇄 감리를 갈지도 모르겠어.
아쉬움이 남지 않았다면 좋을 테지만 책을 만드는 마음은
늘 아쉬움이 여기, 저기서 작은 꽃으로 남아.
이번 책은 더욱 그렇지.
너에게 주는 책이니까.
처음부터 너를 생각했던 건 아니었겠지만
아마 나의 무의식은 너를 잊지 않았던 것 같아.
네가 있어서 이 책을 만들 수 있었어.
네가 있어서 내 인생은 아름다웠어.
네가 있어서 나는 기뻤고 슬펐고 엉망이었다가
아프다가 다시 행복해졌어.
내 이야기들은 행복하게 끝내고 싶으니까
나도 행복할 거야. 오래도록.
너도 그렇겠지.
너의 이야기도. 반드시. 항상.
네가 좋아하던 '항상'
너는 모를지 모를 '항상'
그럼,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줄일게.
널 만나는 날을 고대하며
2024 04 11 목요일
너의 지현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