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게_흰새벽

2024 12 19 목

by 풀씨

술잔을 씻으며


흰새벽

우리는 모여 앉아

술잔을 꺼냈네


새벽이고

안개가 짙었네

우리는 몸을 일구어

모여 앉았네

이불속에서

술잔이 따습네


우리 중 하나가

술잔에 술을 돌리네


새벽은 희고

우리는 뿌옇네


우리 중 하나가

술로 술잔을 씻으며

일을 나가자 하네

나가서 아침을 걷어오자 하네


어제의 노동을 부었던

술병이 비어있네

우리는 이불속에 술병을 묻고

반쯤 일어나

집을 나서네


흰 눈이 내리는 아침을

걸어가네

매거진의 이전글시에게_가을 옷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