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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동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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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 여행자 Jun 25. 2021

사랑스러운 몸짓

잡동산이

나무는 분수다

끝까지 올라가서

끝까지 가서 떨어진다


실뿌리에서 가장 먼 우듬지까지

둥치에서 가장 먼 잔가지까지

밑동에서 가장 먼 새순까지

꽃에서 가장 먼 열매까지

겨울에서 가장 먼 늦가을까지

끝까지 올라가서

끝까지 가서

끝을 보고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가장 먼 땅 위 새싹까지

나무는 분수다

맨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맨 끝에서 맨 처음으로

다시 태어나는

- 이문재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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