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 여행자 Jul 28. 2021

사랑해야 한다

샛길로 빠지다, 부운지 가는 길


"어제든 오늘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할아버지.

그저 흐르는 시간일 뿐이니까."

"선생님 내 오랜 경험에 비춰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는 절대 없어요."

그런데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충분한 경험을 쌓을 만큼 오래 살지 못했던 것이다. 이 말을 하고 있는 지금도, 경험에 대해 떠벌려봐야 소용없고 여전히 배워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하밀 할아버지, 제 말을 못 들으셨나 봐요. 제가 어릴 때 할아버지가 그러셨잖아요.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하지만 이 집 아이들이 조르니 당분간은 함께 있고 싶다. 나딘 아줌마는 내게 세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라몽 의사 아저씨는 내 우산 아르튀르를 찾으러 내가 있던 곳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필요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한다.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중

매거진의 이전글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