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모든 책에 대한 독후감

by PAPERFRAGMENT

괜스레 책을 읽었다. 어려서부터 일기와 비슷하게 다가온 “독후감”이라는 숙제는 뭔가 모르게 어려운 존재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기와 독후감의 차이가 무엇일까. (인생은 책 과도 같으며 일기는 곧 독서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표현에 대해 어색함을 느껴온지라,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무엇의 장면보다 생각하게 하는 지나가는 무언의 순간들에 집중하고는 했다.

그런 감정들에 지배되어 영상물 또한 보는데 어려움을 느꼈고,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어려움이 없다면 싫증을 느꼈다. 되게 모순적이다, 보기 쉬운 것이 더 어려웠다.

그렇기에 더욱 책을 좋아했다. 글자 만으로 나를 몰입시킬 수 있는 필력에 대해 무척이나 빠졌었다.


<글자 만으로 온갖 동작이 난무하게 된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일까? 내가 경험하지 못한 행위라면 그 상상은 오로지 생각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에 불확실하다. 그러기에 모두가 경험이 중요하다고 얘기하지 않을까.

당연하다, (상상은 경험으로부터 경험은 행위로부터)


책은 그 경험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그냥 한낱 잉크 쪼가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지금 당장 3개월 전 읽었던 책의 소설을 읊어보라고 하면

"음... 그냥 어떤 사람이랑 뭐 불륜이 났는데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랑 이야기야." 이 정도다.


그러나 그 글을 읽는 순간에는 나는 주인공에 완전히 몰입되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기에, 그 감정은 쉽게 잊을 수 없다. 난 실제로 불륜을 경험했다, 그 순간만큼은.


누가 잊으려고 잊을까.


중요한 것은 그 아무도 잊으려고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