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by PAPERFRAGMENT

pt.1

술을 마신 후, 지하철 마지막 열차를 타러 가기 위해 늦은 밤 골목을 걷고 있었다.
그 골목은 5분쯤 걸려야 끝이 보일 만큼 길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았다.
이런 도시 구조를 설계한 사람들을 원망하며 천천히 걸었다.

내 앞에는 한 사람이 있었다.
평소 같으면 앞질러 갔겠지만, 이 좁은 골목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그 사람은 걸음이 느렸고, 이상하게도 1분에 한 번씩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그때마다 멈춰 서서 줍는 시간이 길어졌다.
술기운 때문인지 그 반복이 더디고 길게 느껴졌다.

답답함을 삼킨 채 골목을 빠져나왔다.

지하철에 오르자, 그 답답한 사람은 내 앞자리에 앉았다.

나는 무거운 머리를 부여잡은 채, 비스듬히 기대앉았다.

"툭"

그 사람은 또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조금은 화가 난 나는 그 사람을 보기 위해 눈을 치켜 들었다.

그는 손가락이 3개밖에 없었다.

그 순간, 그는 다시 휴대폰을 떨어트린다.

"아,"

순간 열차는 터널을 지났고 유리에 비치는 내 얼굴이 보인다.

오늘따라 더욱 날카로워 보인다.

그는 다시 휴대폰을 줍는다.

"어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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