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분석병

by PAPERFRAGMENT

분석이라는 것이 그렇다. 주관적인 영역에서 출발하는 분석은 논란을 창조한다. 애초에 분석이라는 표현도 쓸 수 없겠다. 나는 사람을 분석하는 논란의 습관이 있다. 사실 분석을 넘어선 판단일지 모르지만 ’ 판단‘이라는 단어가 주는 날것의 냄새가 어쩐지 불안해서 분석이라고 포장한다. 이른바 ’ 인간 분석병‘이다.

이 병은 나에게 수많은 작용을 불러일으킨다.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만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것 같다. 분석하지 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는 기질을 갖고 태어났는가 보다.

기본적으로 길을 걸을 때 나의 눈은 인간에게 시선이 꽂혀있다. 예를 들자면 내 앞을 지나간 남자는 무표정으로 꽃을 들고 길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 집 앞 꽃집에는 ”별안간 꽃을 사지 않는다면 무엇을 살 것인가? “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말이다.

저 꽃은 누구를 위한 꽃인가? 어쩌면 꽃을 주지 못한 채 돌아가는 중인가?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는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할 때 무슨 감정으로 선물하는가? 까지 이어지고는 한다.

일을 하다가도 매너가 없는 사람을 보게 되면 권위적인 저 성격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집안환경? 어쩌면 엄청나게 뛰어난 본인의 스펙? 음 스펙이 있다고 한들 저럴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나는 스펙이 없는데. 삐빅.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분석 불가.

어쩔 때는 착한 중국인.. 나쁜 한국인.. 이러고 있다 속으로. 진짜 거지 같다.

인간 분석병 말기에 도달한 나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이 사람의 어떤 점이 이 사람의 의견을 만들게 되었을까. 그렇기에 나는 45가지 정도의 표정을 갖고 있다. 놀라는 표정, 신기해하는 표정, 웃긴 표정, 정말 웃겨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 적당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 등등.

뒤를 돌아선 순간 분석이 시작된다. 결국 판단으로 이어지고 나만의 분석노트에 작성한다.

누군가의 글에서 생산적인 혼란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어쩌면 생산적인 혼란은 방황을 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좋은 거다.

분석하려는 거? 정말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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