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 허공 속으로 던지는 눈길 하나 바람 끝에 흔들거리는 파리한 나뭇잎도,
저물어 가는 해의 마지막 핏빛 뒷모습도,
컹컹 짖어대는 개의
사나운 모습도
나에게 모두 소외당한다. 잠시라는 짧은 시간 가만히 내 눈길을 허공 속에 던져본다. 허공 속의 바람 허공 속의 물살에 휩쓸려 너는 어디로 가느냐 옛 사랑, 추억의 공간으로 가느냐 어느 아픔의 골짜기를 헤치고 있느냐 어느 행복의 들판을 떠돌고 있느냐 어느 철학자의 물음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느냐 잠시, 아주 잠시 정지되는 순간 pause
- 2003.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