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간질 햇살 내리더니

스멀스멀 고뿔이 오려는가?

by 이봄

몆 날 며칠 비가 내리더니

반짝 한 줌 햇살 퍼지던 날

발등에 내려앉은 햇살은 간지러웠다

꼼지락 꼼지락 발가락을 움직이다가

이내 숨을 멈추고 발가락도 멈췄다

등에인지 꽃파리인지 헷갈리는 파리 한 마리

햇살 간지러운 발가락에 앉았다

하필이면 그닥 향기롭지도 못한 발가락이라니...

날다 날다 곤한 날개 접어가며

때 이른 가을 한기 쫓아낼 양지녁이

굳은 살 덕지덕지 거칠고도 흉한

발가락이더냐?

콧구멍은 껌딱지로 틀어라도 막았는지

킁킁 벌름거리지도 않는다

고요, 적막, 평온, 까무라칠듯 여유로운 느긋

시간과 햇살이 다투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될 평화가 거기에 있었다

다만, 너의 평화 평온은 나의 답답함과

비례하였으므로 그리 오래 갈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품었을 뿐이지만

.

.

.

.

뜻하지 않은 것들이 쌓여 인생이 된다 했나?

오라, 오시라!

애원하면 콧방귀 뀌며 달아나고

가라, 가시라!

간청하면 거머리 들러붙듯 찰싹 달라붙는

지랄맞은 것들 지천으로 돌아친다 할까

한 줌 햇살 간질간질 내리더니

오늘은 또 스멀스멀 고뿔이 오시려나?

코는 맹맹, 머리는 지끈지끈, 우라질의 극치로다

연신 '덥다, 더워!'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불과 며칠만에 '춥다, 추워!'

조변석개 간사함에 일침을 놓으셨나 돌아도 보고

그래도 그렇지

뜻밖의 것들 수시로 침탈하는

그래서 또 낮술에 취한 놈팽이처럼

휘적휘적 볼썽사납게 휘적여야 맘에 드실런지

이불 뒤집어쓰고 주절거리게 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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